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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성범? 'J' 트리오에 달린 KIA 재도약

중앙일보

입력

KIA 필승조 장현식-정해영-전상현(왼쪽부터). 일간스포츠

KIA 필승조 장현식-정해영-전상현(왼쪽부터). 일간스포츠

KIA 타이거즈의 재도약은 장현식(26), 전상현(25), 정해영(20) 'J(성씨 이니셜) 트리오'에 달려있다.

KIA는 오랜 시간 뒷문이 불안했다. 2007~2008년 한기주(은퇴) 이후 '2년 연속' 20세이브 이상 기록한 마무리 투수가 나오지 않았다. 국내 투수 중 적임자를 찾지 못해 외국인을 내세우기도 했다. 2013년 앤서니 르루, 2014년은 하이로 어센시오가 임무를 맡았다. 결과는 실패. 이후 윤석민·임창용(이상 은퇴)·김윤동·문경찬이 거쳐 갔지만, 2년 이상 자리를 지킨 투수조차 없었다.

하지만 2021년 희망을 확인했다. 마무리 투수를 맡은 데뷔 2년 차 정해영이 34세이브, 셋업맨 장현식은 34홀드를 기록했다. KBO리그 역대 6번째로 30세이브-30홀드(단일 시즌 기준) 듀오를 배출했다.

정해영은 타이거즈 구단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타이기록을 세웠다. 맷 윌리엄스 전 KIA 감독은 "정해영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공을 던지는 투수"라고 평가했다. 강인한 멘털을 갖춰야 하는 마무리 투수에 적합하다는 얘기다. 아직 20대 초반인 만큼 근력과 제구력이 더 좋아질 수 있다.

장현식은 타이거즈 창단 처음으로 홀드왕에 오른 투수가 됐다. 원래 선발 요원이었지만,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불펜에 정착했다. 시즌 중 연습 투구보다 웨이트 트레이닝에 쏟는 시간을 늘린 덕분에 근지구력이 좋아졌다는 평가다.

정규시즌 막판에는 전상현까지 어깨 부상을 털고 가세했다. 2020년 임시 마무리 투수를 맡아 15세이브를 기록했던 투수다. 그가 7회를 맡아주면서 정해영과 장현식도 부담이 줄었다. 정해영은 10월 등판한 1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00, 장현식은 13경기에서 0.75를 기록했다.

2021년 9위로 추락한 KIA는 김종국 신임 감독 체제로 2022년을 맞이한다. 프랜차이즈 투수 양현종이 미국 무대 도전을 마치고 돌아와 재계약을 앞두고 있고, 자유계약선수(FA) 외야수 나성범 영입까지 다가서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에이스가 돌아오고 외야 거포가 영입돼도, 갑자기 우승 전력을 갖출 순 없다. KIA는 양현종이 뛴 2020년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통합 우승을 차지한 2017년에는 김주찬·이범호·안치홍 등 리그 정상급 타자들이 있었다. 현재 무게감이 있는 타자는 최형우뿐이다. 나성범이 가세하더라도, 낼 수 있는 화력에는 한계치가 있다.

2021년 통합 우승을 거둔 KT 위즈는 2018년까지 만년 하위 팀이었다.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단행한 마운드 개편이 성과를 내며 점차 강해졌다. KIA도 '지키는 힘'부터 키워야 한다. 그 첫걸음이 불펜 강화다.

마침 20대 젊은 필승조 트리오가 희망을 안겼다. KIA가 지난 10월 보여준 불펜 전력은 10개 구단 중에서도 최상위급이었다. 세 투수가 더 성장하면 최상의 시나리오다. 기량 유지만 해도 KIA의 재도약이 수월해진다. 장현식과 정해영은 올해 개인 한 시즌 최다 등판을 기록하며 피로가 쌓인 상황. 철저한 관리로 부상 변수를 지워야 하는 숙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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