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보며 매일 1만원씩 저축”…돌잔치 대신 365만원 기부한 부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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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충주시 살미면에 사는 오지윤(오른쪽), 오재원 남매가 지난 14일 가족과 함께 살미면행정복지센터를 찾아 이웃돕기 성금을 기부했다. [사진 충주시]

충북 충주시 살미면에 사는 오지윤(오른쪽), 오재원 남매가 지난 14일 가족과 함께 살미면행정복지센터를 찾아 이웃돕기 성금을 기부했다. [사진 충주시]

1년 동안 매일 만원씩 저축한 돈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한 부부가 있다.

17일 충북 충주시에 따르면 살미면에서 양계장을 운영하는 오세정(44)·임미영(42) 부부는 최근 이웃돕기 성금 365만원을 살미면행정복지센터에 전달했다. 성금은 오씨와 아내가 지난해 태어난 둘째 오재원(1)군의 건강을 바라는 마음으로 매일 1만원씩 저축해 마련했다.

오씨는 살미면에서 오알농장을 운영하는 신옥례 대표의 아들이자 농장 후계자다. 오씨는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확산으로 양계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우리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게 의미 있을 것 같아 기부를 결정했다”며 “돌잔치를 하는 것보다 작은 정성을 나누는 일이 아이들에게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금 기부에 앞서 오씨 가족은 지난달 27일 재원군 돌잔치를 했다. 오씨는 “돌 사진을 찍고,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먹는 것으로 돌잔치를 대신 했다”며 “적은 금액이지만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2018년 첫째 지윤(4)양 첫돌에도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위해 365만원을 기부했다. 또 지역 푸드뱅크나 장애인자립센터에도 주기적으로 계란을 기부하고 있다. 신옥례 대표는 “형식적인 돌잔치 대신 이웃을 더 생각하는 아들 부부가 대견하다”고 말했다.

이오영 살미면장은 “아기들이 부모님의 따뜻한 마음을 본받아 바른 아이로 자랄 것이라고 믿는다”며 “보내주신 기탁금은 지역 이웃을 위해 의미 있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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