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흡연 법 제정 급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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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제는 공공연한 비밀이 돼버린 청소년 흡연을 막기 위해서는 금연 법이 제정되고 학교 보건교육의 정규과목에 금연교육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청소년연구원(원장 이윤구)이 한국금연운동협의회와 공동으로 10일 오후2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회의 실에서 개최한 「청소년흡연과 금연교육에 관한 세미나」에서 발표자 박명윤 박사(한국청소년연구원 정책연구실장)는 『중3학생의 30%, 고3학생의 70%가 담배를 피워본 경험이 있을 정도로 청소년흡연은 심각하며 따라서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박사가 이날 발표한 청소년 흡연실태를 보면 호기심에서 담배를 피워본 경험이 있는 경우는 중학생 네 명 중에 한 명, 고교생 두 명 중 한 명 꼴이었으며, 습관적으로 피는 경우도 중학생의 1.5%, 고교생의 32%나 됐다. 특히 고3의 경우는 절반정도가 상습흡연을 하고있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있다(89년 조사).
그러나 청소년흡연이 성인흡연보다 더 심각한 것은 청소년비행이 흡연으로부터 시작되며 건강에 더욱 나쁜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박 박사는 『청소년흡연은 생리적 욕구라기보다는 반항이나 모방심리에서 시작되며 따라서 적극적인 인생관보다 반항적이고 냉소적인 성격을 조장할 수 있으며 지나칠 경우 범죄의 늪에 빠질 소지를 만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비행청소년 남자의 97%, 여자의 89.3%가 흡연자로 밝혀져 흡연과 비행이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박 박사는 이같이 갈수록 증가하는 청소년흡연을 규제하기 위해서는 ▲세계70여 개국이 이미 제정하고 있는 금연법의 제정 ▲금연교육의 정규과목으로의 채택 ▲담배 갑의 경고문 강화 ▲담배광고 금지 ▲양담배 판매규제 등 법률적·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실제적인 금연방법을 소개한 5일 금연학교장 김상철씨는 흡연욕구가 생길 때면 ▲맨손체조 등 운동 ▲양치질하기 등과 정신집중을 위해 낙서나 여러 가지 물건수집, 짝맞추기 놀이 등을 해볼 것을 권유했다. <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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