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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것 중 가장 구렸어"…대선 공약에 목소리 내는 2030

중앙일보

입력

2022 대선청년네트워크 관계자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2022 대선청년네트워크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2022 대선청년네트워크 관계자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2022 대선청년네트워크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당신의 ‘청년’은 누구입니까?”
18일 오전 11시 전국 38개 청년시민사회단체는 대선대응 기구 ‘2022 대선청년네트워크’를 출범하는 기자회견 열고 대선 후보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청년의 삶은 더 힘들어지는데도 근본적인 해결보다 선심성 공약을 내세우며 청년을 호명하는 정치가 계속되고 있다”면서다. 이들은 “후보들은 다양한 청년의 목소리가 담긴 정책과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장에서 이들은 ‘내가 봤던 것 중에 가장 구렸어’ 등 기성 정치권을 비꼬는 팻말을 들었다.

청년 외치며 선심쓰는 정치 거부 

대선청년네트워크는 “정치권에서 말하는 ‘청년 세대의 보수화’ ‘이대남’ 현상이 모든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한다”며 “비(非)대학생ㆍ취업준비생ㆍ장애인ㆍ성 소수자ㆍ특수고용 노동자 등은 모두 청년의 얼굴이다. 앞다퉈 청년을 외치며 ‘선심 쓰겠다’ 말하는 정치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말했다.

전찬영 청년참여연대 운영위원장은 “고작 ‘영끌’ ‘빚투’라는 단어로 청년의 미래 계획을 단순하게 재단하고 특정 후보나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청년 세대의 보수화를 이야기한다”며 “청년 개개인의 삶을 들여다보지 않고 말하는 ‘보수화’는 의미가 없다. 청년의 목소리를, 제도는 들은 적이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전문 스펙 없어도 안전하게 일하고 싶어”

불안정 노동 청년 당사자인 조건희씨는 “특정 분야에 전문성이나 스펙을 갖지 않고도 청년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학교 때부터 신문 배달, 음식 서빙, 편의점, 물류센터 등의 일자리를 전전하고 현재는 배달 플랫폼 노동자로 일한다는 그는 “하루에 자전거를 수 시간씩 타다 보니 현재는 디스크를 갖게 됐다. 그 외에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주문량, 고객과 점주의 갑질 등에 노출되었지만, 고용보험과 직장 내 괴롭힘 방지 등 노동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런데도 플랫폼 노동을 계속하는 이유는 사회에서 요구하는 전문성, 스펙 등 기반이 없기 때문”이라며 “사회경제적 안전망이 부실해서 노동자는 불합리를 무릅쓰고 일할 수밖에 없다. 어떤 직업의 노동자든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2022 대선청년네트워크 관계자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2022 대선청년네트워크 출범 기자회견'에서 '청년 삶을 나아지게 하는 다음 5년의 첫 단추 끼우기'를 주제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스1

2022 대선청년네트워크 관계자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2022 대선청년네트워크 출범 기자회견'에서 '청년 삶을 나아지게 하는 다음 5년의 첫 단추 끼우기'를 주제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스1

“경험 적다는 이유로 청년 권리 침해 당해”

주거권을 침해당한 청년 대표 사례로 참석한 유지안씨는 “청년 세입자에게 법은 허울일 뿐, 울며 겨자 먹기로 주거권을 침해당하며 살아가는 청년의 일상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소기업 청년 전세 대출로 5평짜리 원룸에 거주 중이며, 월 23만원의 관리비를 지불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과도한 관리비를 감당하기 힘들어서 이사하고 싶지만, 대출 가능한 매물도 없고 대출 지원 여부도 확실하지 않다”며 “주거 수준에 비해 과하게 관리비를 내고 있는데도 건물은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입자에게 법은 허울뿐인 경우가 많고, 세입자의 권리는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며 “아파트에 살지 않는 사람, 집을 소유하지 않은 사람, 주택임대차계약 경험이 적고 그것을 어려워하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청년은 너무 쉽게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청년네트워크는 노동·주거·지역·젠더 및 기후 등 공론장에서 발굴한 청년 의제를 토대로 정책 요구안을 작성한 뒤 대통령 후보자와 선거캠프에 보낼 예정이다. 이후 대통령 후보자 및 선거캠프와 간담회를 통해 후보자의 의견과 정책을 듣고 평가한 내용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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