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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감 보수진영 예비후보 첫 만남 "단일화 못하면 역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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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 수도 서울, 교육의 위기와 희망을 말하다!'를 주제로 열린 전문가 초청 교육정책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박선영 전 의원(오른쪽부터), 조전혁 전 의원, 조영달 서울대 교수. 연합뉴스

1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 수도 서울, 교육의 위기와 희망을 말하다!'를 주제로 열린 전문가 초청 교육정책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박선영 전 의원(오른쪽부터), 조전혁 전 의원, 조영달 서울대 교수. 연합뉴스

"지난 교육감 선거 때 단일화 못해 죄를 지었다. 저와 조영달 후보는 죄인이다"(박선영 전 국회의원)

"단일화 제안받은 적이 없다. 나한테 단일화 책임 묻는 건 개탄스럽다"(조영달 서울대 교수)

내년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보수 진영 예비후보들이 처음 모였다. 후보들은 "반드시 단일화"를 외쳤지만 지난 선거에서 진보 진영 조희연 교육감에게 패배한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며 삐걱거렸다.

16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에서는 보수 시민단체 '국민희망교육연대'가 주최한 '전문가 초청 교육정책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내년 서울시교육감 선거 출마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힌 인사들이 참여했다. 박선영 전 의원과 조전혁 전 의원, 조영달 서울대 교수 등이다.

'단일화' 외친 간담회..."반드시 승복하겠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 수도 서울, 교육의 위기와 희망을 말하다!'를 주제로 전문가 초청 교육정책 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 수도 서울, 교육의 위기와 희망을 말하다!'를 주제로 전문가 초청 교육정책 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간담회는 시작부터 보수교육감 단일화에 초점을 맞췄다. 진만성 국민희망교육연대 상임대표는 "좌파 교육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흩어져서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배신하면 '교육 역적'이 된다"며 보수 단일화를 요구했다.

앞서 2018년 선거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득표율이 절반에 못 미친 46.5%였지만 재선에 성공했다. 당시 보수 후보로 분류되는 박선영·조영달 후보가 완주하면서 표가 분산됐다. 박 후보는 36.1%, 조 후보는 17.2%를 득표해 합치면 조 교육감의 득표율보다 높다.

진보 진영이 처음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이긴 2014년 선거도 비슷한 구도로 치러졌다. 당시 조 교육감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지지를 받으며 진보 단일 후보로 나섰지만, 보수 진영은 문용린·고승덕·이상면 후보 등이 난립했다. 연달아 단일화에 실패한 보수 교육계에는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선거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예비후보들도 단일화를 강조했다. 조전혁 전 의원은 "선거에 나가면 반드시 단일화에 참여하겠다"며 "어떤 조건이든 단일화 결론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조영달 교수는 다른 예비후보를 '깐부'(친구)라고 부르며 "어떤 경우에도 단일화에 동의하겠다"고 말했다.

단일화 무산 앙금..."나한테 책임 묻는 거 개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018년 6월 14일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선 후 서울시교육청에 첫 출근을 해 입구에서 한 직원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뉴시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018년 6월 14일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선 후 서울시교육청에 첫 출근을 해 입구에서 한 직원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뉴시스

4년 전 단일화 실패를 두고 신경전도 벌어졌다. 박선영 전 의원은 "지난 선거 때 저와 조영달 후보가 뭉쳤으면 조희연 교육감은 낙선했다"며 자신과 조영달 교수가 '죄인'이라고 말했다. 단일화 무산의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는 취지다.

박 전 의원의 발언에 조영달 교수는 발끈했다. 조 교수는 "후보 등록 전까지 단일화 제안도 받지 못했다"며 "박선영 후보만큼 책임질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나한테 단일화 책임 묻는 건 개탄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예비후보는 불참...입장차도 드러나

교육감 선거의 성격에 대한 입장차도 나타났다. 조 교수는 "지난 선거 때 좌도 우도 없는 탈정치 교육을 외쳤다"며 "교육자가 하기 어려운 교육감 선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치인 출신인 조 전 의원은 "선거 나오면서 비정치 세력이라고 하는 건 모순"이라며 "정치 교육감은 안된다지만, 지금은 비상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보수진영 서울교육감 예비후보 5명이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두영택 광주여대 교수와 이준순 미래교육원장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두 사람은 앞선 서울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전력이 있다.

예비후보들은 조희연 교육감에 대해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조 교육감에 대해 어떤 학점을 주겠냐는 질문에 조 전 의원은 "학점을 줄 수 없다. 퇴학시키겠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학생으로 치면 징계위원회에 올라간 상태"라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징역형 선고 가능성을 언급하며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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