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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장현식이 홀드왕 후보로 거듭난 힘

중앙일보

입력

제자리를 찾은 장현식이 홀드왕을 노린다. [사진 KIA 타이거즈]

제자리를 찾은 장현식이 홀드왕을 노린다. [사진 KIA 타이거즈]

KIA 셋업맨 장현식(26)이 홀드왕에 도전한다. 과감한 변화구 승부가 효과적으로 통하고 있다.

장현식은 지난주까지 등판한 48경기에서 19홀드를 기록했다. 삼성 우규민과 함께 이 부문 리그 공동 1위를 지켰다. 후반기에만 5개를 추가했다.

컨디션도 좋다. 장현식은 지난 7월 2일 광주 두산전에서 1점을 내준 뒤 12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102,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0.65에 불과했다. KIA는 리그 9위로 처져있지만, 장현식이 지키는 8회 수비만큼은 견고하다.

장현식이 2021시즌 내내 좋은 페이스를 보여준 건 아니다. 5월 등판한 12경기에서는 11⅓이닝 동안 13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10.32. 피안타율(0.318)도 높았다. 6월부터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고, 7월 이후에는 리그 정상급 셋업맨으로 평가받을 만큼 좋은 투구를 했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장현식이 달라진 이유는 변화구 구사 감각이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는 변화구 제구가 흔들리며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고, 타자와의 힘든 싸움을 자초했다. 하지만 현재 그는 초구부터 변화구를 넣을 수 있는 투수다"라고 말했다.

장현식은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를 뿌린다. 포심 패스트볼 구사율은 62.2%. 2번째로 많이 던지는 구종은 슬라이더다. 윌리엄스 감독은 장현식의 슬라이더 제구력이 향상된 점을 주목한 것.

여전히 초구 비율은 포심 패스트볼이 더 높다. 하지만 장타력이 좋은 타자를 상대로 슬라이더를 먼저 보여주며 눈을 현혹하는 승부가 많아지고 있다. 결과도 좋다.

지난달 18일 두산전에서는 2018시즌 홈런왕 김재환을 상대로 초구에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유리한 볼카운트(1볼-2스트라이크)에서 다시 슬라이더를 구사해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20일 키움전에서도 리그 대표 '거포' 박병호에게 초구에 슬라이더를 구사해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슬라이더 4개를 더 보여준 뒤 시속 147㎞ 포심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25·26일 롯데전에서도 장타력이 좋은 전준우와 한동희를 상대로 초구 슬라이더를 구사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상대 타자에게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다'는 인식을 줄 수 있는 것만으로 이전보다 좋은 투구가 가능하다"며 장현식의 변화를 반겼다.

멘털 관리도 도움이 된 모양새다. 장현식에게 후반기 상승세 비결을 묻자 그는 "5월에는 '잘하고 싶다는 의욕만 앞섰다. 기록 등 세세한 부분에 신경을 너무 많이 썼다. 지금은 마음을 비우고 투구하고 있다"라며 답했다.

장현식은 NC 소속이었던 2017시즌, 9승(9패)을 거두며 리그 대표 영건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후 부상에 시달렸고, 지난해 8월 KIA로 트레이드됐다. 인고의 시간을 보낸 끝에 비로소 자신의 자리를 찾았다. 데뷔 처음으로 개인 타이틀 획득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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