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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재연해봐, 기분 좋았나“…그대로 방송 탄 강간범 그짓

중앙일보

입력

코트디부아르의 한 방송국이 황금시간대 프로그램에 성폭행 전과자를 출연시켜 범죄 당시를 설명하는 방송을 내보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지난 30일(현지시간) 코트디부아르 방송 NCI에서 성폭행범을 초빙한 방송 장면. [트위터 캡처]

지난 30일(현지시간) 코트디부아르 방송 NCI에서 성폭행범을 초빙한 방송 장면. [트위터 캡처]

이에 따르면 지난 30일 코트디부아르 NCI 방송은 성폭행에 대한 경각심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황금시간대 예능 프로그램에 성폭행 전과자를 출연시켰다.

그러나 당시 방송은 성폭행의 구체적인 행위를 묘사하기 위한 마네킹까지 동원되는 등 선정성에 치중됐다.

이날 코트디부아르의 인기 진행자인 이브 드 음벨라는 출연한 성폭행 전과자에게 웃으며 마네킹을 건넸고, 마네킹을 땅에 눕히는 것을 도와주며 그가 어떻게 범죄를 저질렀는지 설명해달라고 부탁했다.

이후 2분이 넘는 시간 동안 성폭행 전과자는 자신이 저지른 범행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고, 이 과정에서 드 음벨라는 그에게 “범행 당시 기분이 좋았는가”는 등의 부적절한 질문을 이어갔다.

드 음벨라는 성폭행 전과자가 설명을 끝낸 뒤 “성폭행을 당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코트디부아르 인기 TV 진행자인 이브 드 음벨라. [이브 드 음벨라 페이스북 캡처]

코트디부아르 인기 TV 진행자인 이브 드 음벨라. [이브 드 음벨라 페이스북 캡처]

방송 직후 코트디부아르 현지에선 부적절한 방송 내용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방송 관계자들을 처벌하라는 청원에 3만7500명 이상의 시민들이 서명했고, 유명 래퍼인 프리스K도 페이스북을 통해 “역겹고 말도 안 되는 방송이다. 꿈을 꾸고 있다고 해달라”고 비판했다.

이에 31일 NCI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해당 프로그램을 조기 종영하겠다고 밝혔다. 드 음벨라도 페이스북에 “성폭행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려던 것이었지만 모두에게 충격을 준 것에 대해 사과한다”며 “피해자들에게도 용서를 구한다”고 적었다.

코트디부아르 독립통신위원회는 “드 음벨라가 강간죄를 묵인하고, 여성의 존엄성을 침해했다”며 그의 방송 활동을 중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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