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참전용사 출신 美 30대, 은행서 ‘묻지마’ 흉기 난동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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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계정 'The Post Millennial' 캡처

트위터 계정 'The Post Millennial' 캡처

미국에서 이라크 참전 경력이 있는 전직 군인이 은행에서 흉기를 휘두르며 난동을 부린 사건이 일어났다.

미국 뉴욕포스트 및 CBS 뉴욕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5일 오후 뉴욕주(州) 맨해튼의 한 은행에서 벌어졌다. 전직 군인인 용의자 애런 가르시아(37)는 당시 ATM 기기를 사용하고 있던 피해자 미구엘 솔로자노(50)를 흉기로 마구 공격했다.

현지 매체 등을 통해 알려진 당시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면 가르시아는 업무를 보고 있던 솔로자노의 뒤에서 머뭇거리다가 갑자기 흉기로 그의 다리를 내리쳤다. 변을 당한 솔로자노는 뒷걸음을 치며 저항했지만, 가르시아는 계속해서 흉기로 그를 공격했다.

가르시아는 솔로자노를 계속 공격한 뒤 ATM 기기를 부수고, 현장에 흉기를 버린 채 달아났다. 솔로자노는 크게 다친 뒤 병원으로 옮겨졌고,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17일 맨해튼의 한 거리에서 가르시아를 붙잡았다. 당시 그는 망치로 주차된 자동차의 창문을 부수고, 행인을 위협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살인미수 및 폭행, 협박 등 혐의로 그를 재판에 넘겼다.

가르시아는 범행에 앞서 솔로자노 외 다른 시민들도 위협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은행에서 한 시민을 향해 “나는 너를 죽여야 한다”고 위협했다. 가르시아는 보석이 허용되지 않고, 구금된 상태에서 향후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가르시아의 어머니는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6년 동안 이라크에서 복무한 전직 군인이라고 밝혔다. 가르시아의 어머니는 그가 전쟁 경험 때문에 ‘순수한 광기’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가르시아는 제대 이후 재향군인 관리 병원에서 정신건강 관련 치료를 받았지만, 효과를 보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르시아의 어머니는 “아들을 위한 변명은 할 수 없다”라며 “비극적인 일”이라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군(軍)이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아들은 괴로워했다”고 덧붙였다.

가르시아는 자연재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도 휩싸였다고 한다. 가르시아의 어머니는 “한동안 아들은 화산이 폭발할 것이라며 ‘짐을 싸서 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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