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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당근에 붙잡혀 있다면, 당근을 흔들어주세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팩플레터 78호, 2021. 04. 09

Today's Topic
당근에 잡혀 계시다면 당근을 흔들어주세요🥕

팩플레터 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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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 ‘우리 동네 골목대장은 네이버? 당근?’ 편 설문 결과를  전해드리러 왔어요. 이번 레터는 정원엽ㆍ김정민 기자가 함께 작성했습니다. 정원엽 기자의 취재 후기를 먼저 전해드립니다.

‘동네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편의점 앞에 슬리퍼 신고 나와서 맥주 한 잔🍺 마시면 좋을…. 단골식당 하나 있으면 좋겠다. 언제든지 가서 인사하면 내 취향에 맞는 메뉴추천해주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그런 단골 식당.’

이런 생각 해본 적 있으신가요?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에서나 가능한 그림일까요? 저는 그런 동네 가게를 가끔 상상해봅니다. 친한 친구는 다들 멀리 살고, 약속 잡지 않으면 얼굴 보기도 힘드니까요. 대도시에 살다 보니 정서적 결핍이 더 생기는 것도 같구요.

그래서 동네 커뮤니티에 주목하는 당근마켓🥕이 소셜네트워크를 지향한다고 할 때, 네이버가 흩어진 지역 온라인 카페를 묶어내는 서비스를 내놓았을 때, 반갑고 궁금했어요. 과연 기술이 동네사람을 어떻게 연결할지, 당근마켓과 네이버의 지역 밀착(하이퍼로컬) 비지니스 모델은 어떤 그림일지가요.

네이버와 당근마켓 모두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동네 생활 플랫폼’ 자리를 노리지만, 접근 방법이나 철학은 달랐습니다. 그래서 구독자 여러분의 판단을 듣고 싶었죠. 누가 로컬 플랫폼으로 더 성공할 것 같을지! 그럼 설문 결과를 보실까요.

네이버vs당근마켓 설문 결과 

지난 팩플레터(2021.04.06)에서 네이버와 당근마켓 중 누가 '로컬 플랫폼'의 승자가 될 것 같은지 여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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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73.6%가 '당근마켓'이라고 답변하셨어요. 당근에 영혼을 붙잡히신 분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 거의 3배나 차이가 났습니다. 버리긴 아깝고 두자니 공간 차지하는 애매한 물건들이 집안 곳곳서 계속 눈에 띄고…. 코로나19 이후 당근마켓이 쑥 자란 배경이죠. 당근마켓 앱이 근거리 중고거래로 입지를 다진 만큼 동네생활 플랫폼 사업도 더 잘할 것이라 답하신 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신 이유를 딱 2개 골라달라고 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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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를 고르는 중복 응답에서, 78.6%가 '이용자 충성도와 자발적 참여도'를 꼽으셨습니다. 동네생활 플랫폼의 핵심도 자발적인 정보 공유와 참여에 있다고 판단하신 걸로 해석됩니다. 투자업계에선 당근마켓을 두고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보지 못할 성장 속도'라고 평가합니다. 고속성장의 배경에는 보통 '팬덤'이 있기 마련이죠. 당근마켓은 유용함을 넘어, 코로나19로 쓸쓸해진 소비자들 마음에 특유의 소박하고도 사랑스러운 문화를 퍼뜨려 충성고객 만들기에 성공했습니다.

'지역 기반 서비스에만 집중하는 버티컬이라서'도 73.3%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것저것 하는 네이버보다, 동네생활 플랫폼 하나에만 집중한다는 점을 높이 사신 듯 합니다. 대기업은 가진 자본만큼이나 덩치도 크고 무겁습니다. 그런 대기업을 위협하는 건,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고 강하게 결속된 뛰어난 스타트업일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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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를 고르신 이유, 역시 2개 중복 응답인데요. 55.6%가 '검색에 기반한 막대한 트래픽'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모바일 네이버를 방문하는 사람만 하루 평균 3000만명 이상. 많고도 다양한 이용자 기반은 네이버의 최대 강점입니다. (참고로, 네이버가 최근 모바일 네이버 홈에 '이웃톡' 광고를 시작했습니다. 죽어가던 서비스도 심폐소생한다는 검색창 바로 밑 그 배너 광고요!)

53.5%는 '커머스, 파이낸셜, 글레이스, 그룹앤 등 기능별 사업역량이 뛰어나서'를 골라주셨습니다. 네이버는 여러 사업부가 '따로 또 같이' 큰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형태로 로컬과 SME를 공략하고 있습니다. 쇼핑·금융·지도 등 각 사업부가 모두 높은 성과를 입증했거나, 시장의 기대를 받고 있는 네이버 핵심 서비스라는 공통점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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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향후 '로컬 쟁탈전'에서 주목해야 할 플랫폼을 2개 골라달라고 했습니다(중복응답). 74.7%가 '배달 플랫폼'을 꼽아주셨어요. 배달과 택배는 어느새 도·농 불문 삶의 필수재가 되었습니다. 반경 1km 거리여도 직접 방문하기보단 배달주문을 맡기는 소비 습관이 굳어지고 있죠. 탄탄한 배달 인프라를 자랑하는 배민, 요기요 등이 음식배달을 넘어 확장할 수 있는 시장이 무궁무진하단 뜻이기도 합니다.

하나 더. 하이퍼로컬은 지역소비의 활성화를 의미하지만, 동시에 지역문화의 '전파'도 뜻합니다. 지역문화가 지역을 벗어날 수 있다면 진정한 하이퍼로컬의 완성! 그 과정에 지역 내부를 훤히 꿰면서도, 때로는 지역 사이를 넘나드는 배송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해질 테구요. 이런 배경을 우리 구독자님들도 감지하신 것 같아요.

배달 플랫폼 다음으로 주목할 영역으로는 유통(55.1%), 모빌리티(43.3%) 등이 꼽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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