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본점서 공기총 인질 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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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6일 오후 3시30분쯤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 공기총을 든 정모(36)씨가 침입, 은행장 면담을 요구하며 여직원 윤모(32)씨를 인질로 잡고 난동을 부리다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건축업자인 정씨는 양복 정장 차림으로 국민은행 본점 1층 VIP룸에 들어가 현장에 있던 윤씨의 팔을 붙잡은 채 가방 속에 있던 공기총을 꺼내 "은행장실로 가자"고 협박했다. VIP룸으로 향하던 윤씨는 때마침 로비에 있던 박모(42)씨 등 은행 청원경찰 세 명과 격투 끝에 붙잡혔다. 이 과정에서 정씨가 들고 있던 공기총에서 총알 한 발이 발사됐으나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오늘 오전 은행 직원인 아내와 내연 관계인 직원을 찾아 국민은행 S지점으로 갔으나 만나주지 않아 행장을 만나려 한 것"이라며 "지점장도 안 만나주는데 행장이 만나줄까 싶어 관심을 끌려고 공기총을 갖고 갔다"고 말했다. 또 "공기총은 실수로 발사된 것일 뿐 은행을 털러는 의도는 없었다"며 강도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1995년에 군입대한 정씨가 6개월 만에 정신과 치료를 받고 의병 제대했던 사실을 확인, 정씨의 정신감정을 의뢰키로 했다"며 "정씨를 폭력행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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