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서울 서초동>-쇠고기 전문…부위별 10여가지 요리 일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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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자주 가지는 않지만 직원회식이나 휴일 날 가족을 데리고 내가 가끔 찾는 곳이. 서울 서초동에 있는 「춘하추동」((552)-4805)이다.
이름부터 사시사철 언제나 갈 수 있다는 친근감을 준다.
이 집은 암소고기의 각종 부위로 만든 양 구이·등심·안창·차돌박이 등 10여가지 요리를 만드는 쇠고기 전문 음식점이다.
살짝 구운 차돌박이를 기름소금에 찍어먹는 맛도 괜찮고 푹 익은 양 구이를 양념장을 묻혀 먹는 것도 감칠맛이 난다.
야채와 배를 갈아 양파에 섞어 만든 양념장이 고기 맛을 더해주고 있으며 겨자소스도 이 집만의 특유한 향취를 느끼도록 해준다.
익힌 고기를 먹는 사이마다 젓가락이 가는 간천엽도 입안에서 서걱거리는 맛이 일품이다.
대개 나는 소주와 곁들여 먹는데 비싼 호텔이나 다른 별식보다 알차고 실속 있게 들 수 있는 집이라 기꺼이 찾게된다.
고기를 먹은 뒤 주문에 따라 나오는 된장찌개는 옛날 시골에서 먹었던 맛 그대로라 향수까지 느끼게 해주고 된장에 박은 콩잎으로 밥을 싸먹으면 식욕 또한 절로 돋는다.
이 집은 손님들에게 마치 집에서 들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데 신경을 많이 쓰는 편으로 마지막에 나오는 끓인 누룽지는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계절에 맞는 밑반찬을 준비한다는 이곳은 봄에는 싱싱한 나물 종류를 내놓고 여름에는 물렁한 오이김치 등 입맛을 돋우는 반찬을 마련한다고 귀띔해 준다. 가을에는 알타리 김치 등 약간 매운 반찬을, 겨울에는 주로 말린 나물들을 준비한다는 것.
이곳에서는 밥을 지을때 가스나 전기를 이용하지 않고 장작을 때는데 그래서 그런지 집에서 먹는 것과는 다른 맛을 내고 있다.
1인분 기준으로 차돌박이 7천원, 양 구이 1만 1천원, 등심 1만원으로 싼값은 아니지만 회식 등이나 오랜만의 가족모임을 갖는데는 안성맞춤이다. 가족 다섯 사람 정도가 먹으면 대략 5만∼6만원정도가 든다.
이 집은 음식 맛도 좋지만 음식점 내부 구석구석을 투박한 나무로 치장해 손님들에게 포근함을 주고 있다.
입구의 계단은 목조며 내부통로와 벽이 나무기둥과 두꺼운 판자여서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중후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지하철 2호선 강남 역에서 내려 외환은행·뉴욕제과 표시가 돼있는 출구로 나와 이 건물 뒤편으로 약 1백m쯤 되는 곳에 위치해 있다. 【최재호<법원행정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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