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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건강] 애연가·술고래 골다공증이 남성을 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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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골다공증은 여성들 질환? 그렇지 않다. 서울대병원 신찬수 교수팀이 최근 5년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골다공증에 의한 남성 골절이 1.8배 늘었다. 여성의 2.3배 증가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 것. 환자는 전체 남성의 5~10% 수준. 술.담배를 즐기는 남성, 체중 미달 남성이 귀담아 들어야 할 남성 골다공증에 대해 알아본다.

◆ 원인이 여성과 다르다=여성 골다공증은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줄어드는 폐경기 이후 발생한다. 뼈를 녹이는 파골세포의 기능을 억제하지 못하기 때문. 반면 남성 골다공증을 일으키는 배경은 다양하다.

가장 큰 요인은 역시 노화. 한양대병원 최웅환 교수는(내분비내과) "나이가 들면 부갑상선 호르몬이 많아지는 대신 남성호르몬은 줄어 뼈가 약해진다"고 설명한다. 파골세포는 활성화하는데 조골세포의 기능은 떨어지는 것이다.

유전도 남성 골다공증의 주요 원인이다. 노화가 아닌 여러 요인의 절반가량에서 가족력이 있다. 아버지 또는 할아버지의 허리가 굽었거나 골절 경험이 있다면 골다공증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도 원인 중 하나다.

알코올과 니코틴은 조골세포의 증식과 기능을 억제하고, 파골세포의 활동을 증가시킨다. 서울아산병원 고정민 교수(내분비내과)는 "상습적 음주는 간을 손상시켜 칼슘 흡수에 관여하는 비타민 D 대사를 방해한다"며, "하루 맥주 1000㏄정도를 주 4회 이상 지속한다면 골다공증을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체중도 문제다. 체중에 의한 뼈자극이 약한 데다 먹는 것도 부실하기 때문. 비타민 D와 칼슘 부족은 심각한 수준이다. 우리나라 사람 10명 중 7명이 비타민 D 결핍이고, 하루 칼슘 섭취량도 600㎎에 불과해 권장량 800㎎에 크게 못 미친다.

◆ 이런 남성은 골다공증 검사를=골다공증도 다른 생활습관병처럼 충분히 예방 가능한 질환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위험요인을 줄이는 것. 고 교수는 "술.담배는 물론 커피와 같은 카페인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한다. 마른 체격은 몸무게를 늘려야 한다. 뚱뚱해지라는 것이 아니라 운동으로 근육을 만들라는 것. 특히 운동은 조골세포를 자극해 뼈를 단단하게 만들 뿐 아니라 순발력에 필요한 속근을 발달시켜 낙상에 의한 골절을 예방한다.

일반적인 남성 골다공증 검사는 65세부터. 하지만 골다공증 가족력이 있다거나 표준 체중 이하, 운동 부족, 알코올 중독 등 위험요인이 있으면 50세 이전이라도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이런 사람들은 짠 음식이나 지나친 육류 섭취도 삼가야 한다. 이들이 체외로 배출되면서 칼슘을 뺏어 가기 때문.

◆ 치료제 어떤 것이 있나=파골세포의 기능을 억제하는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약들이다. 문제는 복용법이 까다롭다는 것. 매일 아침 빈속에 많은 물과 함께 먹어야 하고, 약 복용 후 한동안 눕지도 못한다. 부작용으로 식도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최근에는 단위 용량을 늘려 주 1회 먹는 약도 나왔다. 내년 10월께에는 연 1회 정맥에 주입하는 주사제도 나올 예정.

조골세포를 자극, 뼈 밀도를 높여주는 골형성촉진제(성분명 테리파라타이드)도 국내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기존 약이 골다공증의 진행을 막는다면 이 약은 뼈를 단단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개념이 다르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골감소증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건강보험제도가 발목을 잡고 있다. 성균관의대 제일병원 오한진 교수(가정의학)는 "골다공증 보험 적용 기준이 국제 기준보다 낮아 아주 심한 골다공증이 아니라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며 "국내에선 골다공증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고종관 기자

◆ 남성 골다공증 예방하려면

1. 표준 체중을 유지:몸이 마를수록 골다공증 가능성이 높다.

2. 적당한 운동:뼈를 자극해야 조골세포가 활성화한다. 또 근육운동은 순발력과 균형감을 찾게 해준다.

3. 적절한 음주와 금연:남성의 뼈를 약하게 하는 주요 요인이다. 하지만 적당한 음주는 뼈에 좋다. 주종을 가리지 않고 여성은 주 14잔, 남성은 21잔이 적당하다.

4. 카페인 절제:소변으로 빠져나가면서 칼슘 배설을 촉진한다.

5. 적당한 섬유소:변비 해소에는 도움을 주지만 칼슘을 빼앗아 간다.

6. 고기도 적당하게:몸에서 쓰고 남은 단백질은 배설되면서 칼슘을 뺏어 간다.

7. 비타민 D 보충:햇볕을 쬐거나 비타민제를 복용한다.

8. 칼슘 섭취:우유 하루 한두 잔을 마신다. 한 잔(200㏄)에는 200㎎의 칼슘이 있다.(고칼슘 우유엔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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