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담배 “불법상혼”/젊은이들 공략/지난해보다 갑절이상 팔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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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잡지광고 법정한도 무시/판촉물ㆍ경품 버젓이 제공/시정명령받자 이의신청으로 맞서 지연작전
일제담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수입이 먼저 개방된 다른 외제담배는 금년 하반기들어 점점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나 일제담배만은 지난해보다 2배이상 판매량이 급증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일제담배는 최근 대학가 젊은이들 사이에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데다 일본담배회사의 교묘한 불법판촉활동이 성행,이에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특히 일부 시민들은 기호품인 일제담배를 부담이나 거부감 없이 마구 피우게되면 다른 일본상품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며 그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이같이 일제담배 판매량이 급증하는 것은 일본담배회사측의 불법ㆍ변칙적인 상술을 이용한 판촉활동과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는 옷차림ㆍ헤어스타일ㆍ대중가요 등 일본선호풍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시판되는 일제담배는 일본담배산업주식회사(JTI)가 생산하는 마일드세븐ㆍ마일드세븐 라이트ㆍ캐빈마일드ㆍ캐스터마일드 등 7종.
이중 가장 인기가 있는것은 일본내 시장점유율이 11.7%에 불과한 마일드세븐 라이트로 전체 일제담배 판매량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담배회사는 일제담배가 잘 팔리자 서울에 지사를 설치하고 한국시장 공략을 위해 최근에는 맛ㆍ형태가 우리나라 88딜럭스마일드와 유사한 마일드세븐 딜럭스라이트를 새로 개발, 일본내에서는 판매하지 않고 한국에서만 팔고 있을 정도다.
특히 일본담배회사측은 집중광고공세로 7월8일까지 잡지광고를 법정허용한도인 연 1백20회를 넘겨 이미 1백22회나 한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일본담배회사는 미국담배회사들이 옥외광고ㆍ가두캠페인 등 불법판촉활동으로 시민들의 반감을 사는 것과 달리 소매상을 중심으로 가스라이터ㆍ주방용품 등의 판촉물 공세로 파고 들고 있으며 열갑들이 박스당 부채ㆍ윷 등 우리나라 고유의 물품을 선물로 주는 교묘한 상술을 동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담배회사는 불법경품을 제공한 혐의로 7월2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일간지 사과광고 게재 등 시정명령을 받았으나 이의신청으로 맞서 지연작전을 펴면서 오히려 판매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에 외국담배가 시판되기 시작한 것은 88년7월이지만 일제담배는 1년늦은 89년6월부터 수입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일제담배 판매량은 지난해말까지는 전체 수입담배의 4.5%에 불과했으나 올들어 3월에는 7.5%,6월에는 9%,7월에는 10%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
판매수량으로는 지난해 총판매량이 5백88만5천갑이던 것이 올해에는 6월까지 8백85만6천갑으로 2배정도 늘어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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