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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교사 뽑을 때 영어논술 시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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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2008년부터 영어교사 임용시험 응시자(2009학년도 임용)들은 모든 시험을 영어로 봐야 한다. 영어듣기 평가가 도입되고, 한국어로 보던 논술과 수업 실기, 면접시험도 모두 영어로 바뀐다. 회화 실력이 없으면 교사가 되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모든 교과목의 교사 자격증 발급 요건도 까다로워진다. 2008년 대학 신입생들이 2012년 졸업할 때는 4년간 대학 성적 평점이 'C'(100점 만점 기준 75점 이상) 이상 돼야 교사 자격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금은 사범대나 교대, 일반대 교직 이수자들에게 졸업과 동시에 모두 자격증을 주고 있다.

김신일 교육부총리는 3일 이런 내용의 '영어교육 및 교원정책 혁신 방안'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 영어 교육 강화=교육부는 전국 초.중.고 영어교사(3만2482명) 중 1주일에 1시간 이상 영어로 수업하는 교사는 23%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했다. 수업을 대부분 우리말로 하는 교사도 9%나 됐다. 교육부는 기존의 영어교사를 재교육하는 계획도 발표했다.

2007년부터 연간 1000명씩 10년간 1만 명을 6개월간 합숙교육한다는 것이다. 교사들은 한국교원대 등 연수기관에서 5개월간 생활하며 영어만 사용하고, 1개월은 외국 연수를 받게 된다. 교사 1인당 1300만원씩 10년간 1300억원(정부+자치단체)이 투입된다.

또 모든 영어교사가 3년 주기로 1회 이상 영어학습법 직무연수를 받도록 의무화할 계획이다. 농어촌 지역학교에는 내년부터 2010년까지 빈 교실을 개조해 영어체험학습센터를 만들고 원어민교사를 배치한다. 내년에는 교육방송 위성 TV채널인 EBS플러스3을 통해 외국어학습 전용 방송을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 실력 없는 교사 힘들어진다=국어.수학 등 다른 교과목 임용시험도 까다로워진다. 현재 2단계(1차 필기, 2차 논술.면접.실기)의 선발 방식을 3단계로 세분화해 전공논문 시험(2차)과 심층면접.수업 실기 평가(3차)로 강화하는 것이다.

김 부총리는 "선발 과정부터 실력과 인성을 정밀히 측정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2008년 전면시행 예정인 교원평가(3년 주기)와 별도로 매년 실시하는 '근무성적평정'에 동료 교사도 참여시킬 방침이다. 연공서열 점수를 낮추고 수업의 질 평가 비중 등을 높여 실력이 떨어지는 교사에게 자극을 주라는 것이다.

한국교총은 "영어교사 재교육과 임용시험 개선안은 치열한 경쟁시대에 교단에 자극을 불어넣을 환영할 만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교조는 "재교육 등을 빌미로 부적격 교사를 찾아내 퇴출시키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비난했다.

양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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