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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의사' 이동윤의 레이스 충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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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달리기는 격투기나 축구처럼 격렬하지 않아서 안전하다고 믿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각자 수준에 맞게 알맞은 강도로 운동하지 않으면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달리는 의사'로 유명한 정형외과 원장 이동윤(사진)씨가 중앙 서울마라톤에 출전하는 동호인들에게 주는 충고다. 이 원장은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환절기나 날씨가 갑자기 추워질 때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이 강조하는 것은 레이스 전 철저한 준비운동이다. 준비운동을 통해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관절도 풀어줘야 부상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원장은 "조깅은 5~10분간 하되 처음에는 느린 속도로 시작해 마지막 2~3분은 실전의 95%까지 강도를 끌어올릴 것, 스트레칭은 10~15분 동안 신체 각 부분의 근육에 대해 골고루 하라"고 말했다.

심장병이 있거나 40대 이후의 가족 중 심장병력이 있는 사람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달리는 중에 가슴 통증이 생기거나 가슴이 두근거릴 때, 지나치게 숨이 가쁘고 어지러울 때는 즉시 운동을 멈추고 구급차를 부르라고 주문했다.

완주 뒤에도 갑자기 앉거나 드러눕지 말고 가벼운 조깅과 스트레칭으로 하체에 남아 있던 혈액을 심장으로 내보낸 뒤 목욕탕을 찾을 것을 권했다. 목욕탕에서는 냉탕 걷기(2~3분)와 온탕(3분)을 교대로 3~5회 반복하고, 사우나는 탈수를 촉진하기 때문에 피하라고 했다.

?전날 잠은 충분히 자라=이 원장은 "즐겁고 편안하게 달리기 위해서는 전날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 피로하거나 잠을 자지 못하면 아드레날린과 같은 비상 호르몬들이 분비되고, 심장박동 수가 증가한다"며 "추운 날씨에 수분이 부족하면 급성 심근경색을 유발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갈증이 없더라도 급수대에서 물이나 이온음료를 마시라"고 주문했다.

?위기 상황 응급처치=뛰는 도중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엔 현장에서 즉시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환자의 고개를 뒤로 젖히고 턱을 살짝 들어올린 자세에서 코를 손으로 막고 입으로 숨을 불어 넣기를 반복한다. 호흡이 없으면 즉시 양쪽 가슴 사이를 손으로 30회 정도 압박한다. 다시 인공호흡을 두 차례 하고 같은 방법으로 심장 압박을 30차례 하기를 반복한다. 방법이 좀 서툴러도 쓰러진 직후 시행하는 심폐소생술이 시간이 지난 뒤 도착한 훌륭한 의사나 첨단 기계보다 낫다는 점을 명심하자.

순천향대 병원은 돌발 상황에 대비해 자동심실 제세동기, 산소호흡기, 기도 삽관 장치 등을 장착한 응급차 20대를 비상 대기한다. 응급차에는 몸 밖에서 심장과 폐의 역할을 대신해 환자의 몸에 산소와 혈액을 공급하는 T-PLS(이중 박동식 심폐용 혈액펌프)라는 한국형 체외 순환 펌프도 비치했다. 의사 9명과 응급 구조 및 간호사 38명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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