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명인전 도전권 이다혜 3단 "마음을 비우니 대국이 즐거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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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스물한살 이다혜 3단이 프로생활 6년 만에 화려한 비상을 시작했다. 여류명인전에서 조혜연 7단을 꺾은 데 이어 10월 30일 박지은 6단마저 연파하고 타이틀 홀더 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에 대한 도전권을 쟁취한 것이다.

사실 이다혜의 연승은 거의 '깜짝쇼'에 가깝다. 조혜연.박지은은 한국 여자바둑을 대표하는 쌍두마차고 루이나이웨이와 일진일퇴하는 실력자들이다. 남자 기사들도 두려워하는 이들을 거의 무명에 가까운 이다혜가 연파했다는 것은 팬들에겐 기적으로 비쳐진다. 어느날 갑자기 바둑의 묘리를 깨달은 것일까.

이다혜 3단은 " 실력이 는 것 같지는 않아요. 단지 전보다 마음이 편해졌고 성적을 못 내면 어쩌나 하는 조바심이 사라졌어요"라고 말한다.

조혜연에겐 5연패, 박지은에게는 3연패 끝에 첫승을 거뒀다. 전엔 형세가 좋아도 마음에는 결국은 질 것 같은 두려움이 있었는데 이번엔 편안히 이겼다. 이겼다는 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신기했다.

"시합이 즐거워졌어요. 자신감도 생겼습니다"고 이다혜는 말한다. 역시 자신감과 즐거움이 모든 힘의 원천인 것일까. 이다혜는 현재 22승16패. 남자기사에겐 6승12패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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