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인정·근면 심어주고 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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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우리 나라 최초의 청년해외봉사단 1진 44명 중 일부가 1일 필리핀·인도네시아·네팔·스리랑카 등 4개국으로 출발했고 나머지 단원은 17일 추가로 출발한다고 한다. 『우리도 남의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남을 돕는 나라가 되자』며 추진해온 청년봉사단 해외파견계획이 마침내 결실을 보게된 것이다. 우리의 젊은이가 「나눔과 섬김」이란 기치아래역사상 처음 우리보다 개발이 뒤진 나라에 파견되어 봉사활동을 벌이게 된 것은 참으로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해외봉사단 활동은 6l년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이 『뉴프런티어 정신』을 제창하면서부터 영국·서독·프랑스·일본 등 선진국에 번진 국제 청년운동으로 이들 나라가 파견한 봉사단 인원은 지금까지 모두 17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지금도 미국은 62개국에 5천7백명, 일본은 40개국에 3천여명을 파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나라의 해외봉사활동은 초기에 사전준비나 단원 교육 소홀로 더러는 현지인과의 마찰도 없지 않았던 것으로 우리는 알고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는 해외자원단 구성원 개개인이 기업진출의 선발대라는 비판의 소리를 들었던 것을 알고있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이런 점을 미리 단원들에게 충분히 교육시켰다고 하거니와 추호도 시혜적 자세가 아닌 「호혜적 입장」에서 인정 많고 부지런한 한국인의 이미지를 가는 곳마다 심어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야말로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눠주고 그곳의 장점은 잘 살려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사실 이국만리에서의 봉사라는 것이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 대학생들이 농촌봉사활동을 하는데도 숱한 잡음이 있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어떤 의미에선 상품교역이나 기술협력 등 경제적 이해관계와 직결되는 국제교류보다 더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에 1차로 파견된「해외봉사단」의 경험을 발판으로 앞으로 2단계의 아프리카·중남미 파견 때는 보다 효율적인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고 우리 나라가 21세기에 「세계 속의 한국」으로 부상하는데 해외봉사단 활동이 상당한 성과를 맺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여야 할 것으로 믿는다. 김현동<서울시 중구 필동1가39국제빌딩 2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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