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예뻐 다른 사람 같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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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아모레 퍼시픽 직원들이 28일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 있는 장애인 수용시설인 신아원을 찾아 원생들에게 피부관리를 해주고 있다.

"너무 예뻐졌다. 완전 다른 사람이 됐어요."

28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의 정신지체장애인 보호 시설인 사회복지법인 신아원은 웃음으로 가득 찼다. 40명의 여성들이 아모레 퍼시픽 미용교육팀 19명의 지원으로 '꽃단장'을 한 것이다.이 곳에는 모두 200명의 정신지체장애인이 머물고 있으며, 이 중 남성이 160명으로 80%를 차지하고 있어 봉사활동도 축구나 운동회 등 남성 장애인 위주로 이뤄졌었다.

이날 지체장애인 40명은 난생 처음으로 기초화장과 팩, 색조화장을 했다. 거울 보는 일도 드문 까닭에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에 눈을 떼지 못했다. 송수연(26.여)씨는 "좋아 좋아"를 연발하며 얼굴에서 웃음을 지우지 못했다.

신아원의 사회복지사 4명도 미용교육팀에서 화장하는 법을 따로 교육받았다. 박은희(23.여) 복지사는 "여기 계신 분들이 제대로 화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오늘 배운 화장 실력을 발휘해 지체 장애인들이 보다 자주 여성다움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화장을 마친 이들은 백설공주 그림 옆에서 환한 웃음을 머금은 채 사진을 찍어 변한 모습을 남겼다.

아모레퍼시픽 미용교육팀은 지난해부터 봄과 가을에 한 차례씩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나서고 있다. 올해는 4,5월 노원구 사회복지법인 동천의 집에서 미용 봉사를 펼쳤다. 봉사단원 중 유일하게 남자로 참석한 메이크업 아티스트 최경환(31)씨는 "거울을 보며 만족하는 모습을 보면서 몸이 아프더라도 똑같은 여자라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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