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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병앓는 증시/깨진 600선… 이대로 붕괴하는가: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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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심리차원」폭락… 파국아니다/불안씻고 차분히 기다릴때
「6백선 붕괴=증시 붕괴」
어디서부터인지 모르지만 이런 등식이 우리증시주변에 팽배해 있다.
24일 종합주가지수 6백선이 무너지자 각 증권사 객장에 몰려 있던 투자자들의 얼굴들이 일그러지며 한탄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설마」하던 6백선이,여당의 고위당국자조차 지켜져야한다고 얘기하던 바로 그 6백선이 무너진 것이다.
그동안 비교적 인내를 갖고 잘 참아오던 투자자들마저 이제는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는게 아니냐고 한숨쉬면서 하한가에라도 무조건 팔려고 하는 투매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실 한발짝 물러서 생각해 보면 주가지수 6백과 5백99는 1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수 6백선에 이토록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어떤 이유인가.
실제로 6백선이 무너졌다고해서 자본시장이 붕괴되고 우리경제가 파탄에 이르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모든 사람의 심리가 극도로 불안해졌다는데 있다.
지난해 12월 8백50선아래로 주가가 떨어지면서부터 튀어나오기 시작한 증시붕괴니 공황이니 하는 말들은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정부당국마저도 겁에 질리게해 12ㆍ12조치를 이끌어냈으나 주가는 그후에도 거침없이 8백과 7백선 밑으로 내달음으로써 불안심리는 더욱 중폭됐으며 『정말 공황이 오는게 아니냐』는 두려움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물론 지금 6백선마저 무너진데는 전쟁직전까지 치닫고 있는 중동사태가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증시가 실물경제의 거울이라고 할때 1년5개월동안 최고점대비 41%나 하락한 현재의 주가수준이 우리 경제의 실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가에는 의문이 생긴다.
즉 과거 3년간 두자리수 성장을 하던 우리 경제가 지난해에는 6.7%성장에 그쳐 주가의 하락국면이 시작됐지만 올 상반기 성장률이 9.9%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주가폭락은 「경제적 차원」이 아닌 「심리적 차원」에서 해석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애초에 주가가 하락국면에 접어들었을때 단순한 조정이 아닌 대세하락임을 인정하고 그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웠더라면 하락의 폭과 기간을 훨씬 줄일 수 있었으리라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대세하락을 인정치 않는 상태에서 계속된 주가하락은 성급하게 붕괴나 공황으로까지 비춰졌으며 더구나 일관성없는 정책으로 정부당국에 대한 불신감만 증폭되었다.
현재 증시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중동사태는 지금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고 기대하던 부양책은 뚜껑을 열어 보았자 대단한 것이 나올게 없다. 그렇게 되면 주가는 지금보다도 더 떨어질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주가지수자체에 너무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
중동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불투명하지만 이미 증시일각에서는 대세반전을 조심스럽게 점치는 움직임이 있다.
지수상으로는 이제야 6백선이 무너졌지만 그동안 너도나도 지수관리에만 신경쓰다보니 주가지수에 반영이 되지않는 우선주의 가격은 훨씬 더 떨어져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주가가 싼것만큼 더 좋은 호재가 어디 있느냐고들 한다.
8천원짜리 시중은행주와 9천원짜리 증권주는 불과 몇달전만 해도 상상을 못했던 일이다.
전문가들은 경험에 비춰볼때 「대세바닥」은 3∼4년만에 한번 오는 가장 좋은 매입시점이라고 한다.
다만 지금은 여전히 외부요인이 작용할 가능성이 크고 불안심리를 떨쳐버리지 못하기 때문에,또 17개월이상 지속된 침체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반전이 되더라도 급반등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게 중론이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증시를 근심어린 눈길로 바라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정말로 차분한 마음을 되찾고 기다려야 할때다.
「기다리는 것도 훌륭한 투자」라는 투자격언을 다시 한번 새기면서­.
우리경제는 과거 지금보다 더한 어려움도 극복해 왔기 때문이다.<손장환기자>PN JAD
PD 19900825
PG 06
PQ 02
CP KJ
FT V
CK 01
CS B05
BL 496
GO 투자정보
TI 9천원대 증권주 속출/은행주는 8천원대로(투자정보)
TX ○…종합주가지수 6백선이 무너지면서 8천원대 은행주와 9천원대 증권주가 속출하고 있다.
24일 종가기준으로 5대 시중은행중에서 한일은행만이 9천2백40원으로 겨우 9천원대를 지켰을뿐 나머지 4개 시중은행주는 모두 8천원대로 떨어졌다.
상업은행이 8천6백원으로 가장 주가가 낮았으며 ▲서울신탁은행 8천6백50원 ▲조흥은행 8천6백90원 ▲제일은행 8천9백60원 순이었다.
또 지방은행중에서도 광주은행과 충북은행이 9천9백원씩을 기록해 1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한편 증권주는 최근 증시안정기금이 지수관리를 위해 지수에 편입이 안되는 우선주를 외면하고 보통주만 집중적으로 매입하는 바람에 가격차가 점차 벌어져 대부분의 우선주가 9천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한양증권 2우선주가 9천원으로 증권주중 가장 주가가 낮고 ▲태평양 1우ㆍ고려 1우ㆍ신흥 2신주가 각각 9천4백원 ▲동남 1우ㆍ제일 1우ㆍ동양 1우선주가 9천5백원 ▲동서 1우ㆍ대유 1우선주는 9천8백원 ▲럭키 1우선주 9천9백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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