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스타 유남규 제비병 구완에 "흥부" 별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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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흥부」가 된 탁구 스타 유남규 (22·동아생명).
북경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기흥 전용 훈련원에서 마지막 피치를 올리고 있는 유남규는 요즘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이름하여 「유흥부」.
얼마 전 산책 도중 날개를 다쳐 퍼덕이는 제비 한마리를 발견, 숙소로 가져온 뒤 병구완에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훈련 도중 틈만 나면 방으로 뛰어들어가기 일쑤고 쾌유를 비는 기도를 올렸을 만큼 간절한 마음으로 제비를 보살피는 유의 별난 행동(?)은 그러나 대표팀 동료들은 물론이고 윤상문 감독으로부터까지 정신적 후원을 받고 있다.
88서울 올림픽의 화려한 영광 이후 자신도 인정하는 「자만」에 빠져 훈련을 게을리 했던 유가 심기일전, 새로 태어난다는 각오로 훈련에 임하고 있기 때문에 제비의 소생이 곧 자신의 거듭 태어남을 의미하기도 하는 정신적 역학 관계를 모두들 잘 알고 있기 때문.
『절대로 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고 말하는 유에게 가장 큰 고민은 아시안게임 출전 전까지 제비가 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
누군가에게 맡기고 갈 수도, 데리고 갈 수도 없는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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