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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건축 양식, 독일에 자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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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건물은 개별적인 조형미도 중요하지만 전체 도시 속에서 어떻게 조화되는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30여 년에 걸쳐 만든 건축 작품들을 28일부터 12월 3일까지 독일에서 전시하는 김종성 서울건축 대표(71). 그는 최근 한국의 과시적 건축 경향에 대해 이처럼 우려했다.

'구축적 논리와 공간적 상상력'을 주제로 베를린 아이데스 건축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회는 아에데스 갤러리가 지난해 파주 출판단지 전시에 이어 한국의 건축물을 지속적으로 전시한다는 구상에 따라 이루어졌다. 아에데스는 국립 네덜란드 건축연구소장을 지낸 크리스틴 파이라이스가 1980년 창립한 국제적인 건축 전문 갤러리다.

김 대표는 1960년대 미국 시카고에서 활동하다 78년 귀국해 기하학적 원칙에 충실한 모더니즘 건축의 정수를 선보이면서 국내 건축계에 한 획을 그은 원로 건축가다.

80년대 후반까지 10년 이상 서울대 건축학과에 출강했던 김 대표는 "요즈음 학생들은 너무 전시성 위주의 감성적인 경향으로 흐르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며 "정보가 지나치게 넘쳐나는 요즘에는 학생들의 주관과 판단력을 키워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공대(IIT)를 졸업한 뒤 61년부터 72년까지 시카고에서 모더니즘의 거장으로 유명한 미즈 반 데 로에와 함께 일하면서 토론토 도미니언 뱅킹 홀 등을 설계했다. 그 후 개인사무실을 운영하면서 모교인 IIT 공대에서 교수생활을 하다 78년 귀국해 서울건축을 창립했다. 서울건축은 실력있는 건축가들을 배출해 '건축사관학교'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남산의 힐튼호텔을 비롯해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 경주 선재미술관, 서울역사박물관, SK 빌딩 등을 설계했다. 김 대표는 현재 아프리카 알제리에서 국제회의 시설과 아파트 설계를 맡아 3개월에 한번씩 알제리를 오가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신혜경 도시건축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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