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고사 예시문제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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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연세대 등 주요 사립대학들이 내년 3월까지 2008학년도 대학별 논술고사 유형을 공개한다. 또 논술고사 출제과정에 일선 고교 교사들을 참여시키기 위한 대학-고교 간 협의체 구성도 적극 추진된다.

김신일 교육부총리와 9개 대학 총장들은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합의했다. 김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2008학년도 대입과 관련해 총장들에게 논술 비중을 높이지 말고 쉽게 출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부총리는 "대학들이 학교교육으로 대비할 수 있는 수준의 문제를 출제하겠다는 원칙을 밝히고 예시문항과 해설자료를 공개해 불안감을 해소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논술교사 연수 확대 ▶논술교육 매뉴얼 개발.배포 ▶EBS 논술방 첨삭지도 확대 ▶방과후 학교 논술 강화 등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간담회에 참석한 대학총장들은 "2007년 3월까지 2008학년도 대입 논술고사 예시문제를 공개하고 고교 교사 출제 참여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능과 내신만으로는 변별력에 한계가 있어 논술을 강화하려는 것인데 무조건 쉽게 낼 수만은 없다"는 하소연도 했다. 한 대학총장은 "대입은 대학 자율인데 (교육부가)너무 통제하면 우수학생 선발이 곤란하다"는 쓴소리도 있었다고 전했다.

간담회에는 고려대 어윤대, 성균관대 서정돈, 숙명여대 이경숙, 연세대 정창영, 이화여대 이배용, 인하대 홍승용, 중앙대 박범훈, 한국외대 박철, 한양대 김종량 총장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김영식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김 부총리는 서울대 교수 시절 "정부가 모든 걸 통제하는 게 한국 교육"이라고 비판했다. 교육의 근본 문제가 국가주의적 통제 정책으로 인한 경직된 획일성과 수월성 부족에 있다며 자율성을 강조한 것이다. 대학 관계자들은 "전임(김진표) 부총리는 내신 비중을 50%까지 올리라고 강요하더니 신임 부총리는 자율주의자에서 통제주의자로 돌변해 압박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양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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