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차례 “열풍”예고/21일 수협회장 보궐선거(경제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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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뚜렷한 선두주자 없어 지역대결 우려도
수산업협동조합이 중앙회장 자리를 놓고 또 한차례 뜨거운 선거전을 치르게 되었다.
수협중앙회가 12일 오후 5시 중앙회장 보궐선거에 출마할 후보등록을 마감한 결과 이방호 삼천포시 수협조합장,김재식 전수협중앙회장,최익성ㆍ이종휘씨 등 전수협중앙회부회장,서종렬 전국회의원,이동배 전수산청장 등 모두 6명이 후보등록을 마쳤다.
오는 21일 실시될 이번 보궐선거는 홍종문 전수협중앙회장이 지난 4월19일 선거에서 선거권자인 조합장들에게 금품을 뿌린 혐의로 구속,기소돼 회장직을 사퇴함에 따라 치르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일부 조합장과 수협중앙회 임직원,노동조합사이에는 김주호씨등 전직고위관리를 단일후보로 추대,홍회장 구속 및 사퇴에 따른 수협의 「위기상황」을 극복하자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자천타천의 후보가 난립,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6명이 후보등록을 마침에 따라 이같은 추대론은 목소리를 잃고 또한번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되고 있다.
6명의 후보는 출신 지역별로 충남과 전남이 각각 1명,경남과 경북이 2명씩이다.
관계자들은 후보6명 모두가 수산에 관련된 업무에 종사했으나 대부분이 전직이고 게다가 「타후보를 압도할 뛰어난 인물이 없어」선거결과를 도무지 점칠 수 없다고 예상했다.
또 이 때문에 선거가 자칫 지역대립의 양상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높다.
선거권자가 76명에 불과하고 지역별로 ▲서울 2명 ▲경기 5명 ▲강원 6명 ▲충남 4명 ▲전북 3명 ▲전남 19명 ▲경북 9명 ▲경남 23명 ▲제주 5명 등으로 나뉘어 있어 지역연고로 1차 투표에서 20여표만 얻으면 상위 득표자 2명이 겨루는 2차 투표에 무난히 진출할 수 있다는 「안이한 계산」이 후보난립을 부채질했다는 것이다.
홍종문 전회장도 선거권자 숫자가 적은 점을 이용,지역연고 출마자가 없는 지역을 집중공략하다 문제를 일으킨바 있었다.
이번 보궐선거는 홍회장사건의 여파때문에 아직까지는 비교적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칫 선거가 과열될 경우 제2의 선거법위반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이다.
이번 보궐선거는 수협뿐 아니라 농협ㆍ축협 등 농어민 생산자단체가 최근의 민주화 물결을 얼마나 소화해 낼 수 있느냐는 역량을 시험해 보는 케이스로 등장하고 있다.<한종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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