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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운 꼭 잡고 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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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우리 그룹이 내년에 진갑(進甲.61돌)을 맞습니다. '進'의 나아간다는 뜻을 살려 미래를 개척하겠습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이 25일 베트남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금호타이어의 빈증성 공장과 호치민 시내 주상복합단지(금호아시아나플라자) 기공식에 참석한 길이었다. 그는 그룹의 팽창 및 글로벌화 전략 구상을 털어놨다.

-대우건설 인수 협상 건은 어떻게 돼가나.

"자산관리공사(캠코)와의 협상은 자구 조정 작업만 남았다. 실사 과정에서 발견된 문제점을 놓고 가격을 조정 중이다." (한편 25일 서울 증시에서는 자산관리공사의 대우건설 매각 가격이 당초 금호 측이 제시한 6조6000억원보다 3000억원쯤 낮은 6조3000억원 대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았다.)

-대우건설의 덩치가 너무 큰 게 오히려 그룹에 부담이 된다는 시각도 있는데.

"자금조달을 차입이 아니라 재무적 투자자 유치로 해결해 부담이 적다. 인수 자금의 40%는 우리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투자자를 끌어들일 것이다."

-대우건설 경영은 어떻게 할 것인가.

"금호산업과의 합병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두 회사는 나름의 장점이 있다. 연구소 등 시너지 효과를 낼 만한 분야만 합칠 것이다."

-대한통운 인수전이 치열한데.

"대한통운을 가져오면 항공.육상을 포함한 복합물류사업에 큰 도움이 돼 적극 인수에 나설 것이다. 이미 상당 지분(13.49%)을 인수해 재무적 투자자들만 잘 유치하면 자금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다.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30~35% 지분만 인수하면 될 것이다."

-베트남을 중국에 이어 글로벌 경영의 전진 기지로 삼았는데.

"베트남의 잠재력은 8300만 인구다. 시장이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성이 더 크다. 천연자원, 특히 원유 매장량이 크고 노동의 질도 높다. 금호타이어의 원료 조달을 위한 천연고무 공장을 내년 가동하고, 골프장.주택.관광상품 등에도 투자할 생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차기 회장 물망에 오르내리는데.

"누가 대놓고 해보라고 한 적이 없어 서운하다(웃음). 대우건설.대한통운 건으로 내가 직접 뛰어야 할 일이 많다. 시간이 없어 하라고 해도 못 할 것이다."

-'형제 경영'의 틀은 언제까지 유지되나.

"창업주(박인천 회장)가 주신 규칙은 공동경영과 합의경영이다. 합의를 깨는 형제는 일가를 떠나야 한다. 합의가 잘 안 되면 다수결에 따라야 한다. "

-'아름다운 기업'을 표방했는데.

"베트남에서도 현지 문화에 역행하는 일은 하지 말자고 임직원들에 주문했다."

호치민=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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