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주가 5555배 상승

중앙일보

입력

억만장자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헤서웨이 주식의 주가가 10만 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버크셔의 주가가 여전히 싸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크셔 주가는 23일 사상 처음을 종가 기준 10만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24일 600달러(0.60%) 추가 상승하며 10만600달러로 마감했다. 이로써 버크셔의 주가는 올들어 13% 올랐다.

버핏이 버크셔를 인수한 1965년 5월 당시 주가가 18달러였던 것에 비해 현재 주가는 5555배에 달한다.

이에 반해 다우지수는 1만2100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 올들어 13% 올랐으나 버핏이 버크셔를 인수한 시점을 기준으로 할 때 현재 지수는 13배에 그쳐 버크셔 주가 상승률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

버크셔 주가가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올라선 것은 단 한번도 액면 분할을 하지 않았기 때문. 주가가 높아야 단기투자자들이 주식 매입에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 버핏의 지론이다.

그러나 이처럼 높은 주가에도 불구하고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추가 상승의 여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버크셔는 현재 속옷 제조업체 프룻오브더룸에서부터 자동차 보헙회사 제이코에 이르기까지 50개 사업체를 보유하고 있다.

모닝스타의 애널리스트인 저스틴 풀러는 "버크셔의 주가는 적정가 대비 25% 가량 저평가 돼 있다"며 "버크셔 주가는 12만9000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버크셔의 주가가 높긴 하지만 장부가 대비 1.6배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싼 주식이라는 것이 애널리스트들의 설명이다. 같은 보험회사인 AIG의 경우 장부가 대비 2배에, 씨티그룹은 2.2배에 거래되고 있다.

버크셔의 순익 증가율 역시 주가에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애널리스트들은 분석했다. 버크셔는 올 3분기와 4분기 및 내년까지 탄탄한 실적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버크셔의 가장 수익성 높은 사업은 보험업이며 특히 재보험 부문은 올해 사상 최대 순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이코 역시 실적개선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광고지출이 많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 구조의 영향으로 제이코는 업계에서 마진이 높은 회사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큰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올해 버크셔의 보험부문 순이익이 25억~3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회사 전체 연간 순이익(투자수익 제외)은 70억~80억달러를 기록, 지난해의 50억달러에 비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버핏 역시 낙관적 시각을 갖고 있다. 버핏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주가나 실적 전망에 대한 언급을 꺼렸지만 "지금까지 보험 부문이 잘 운영되고 있고 특히 제이코의 실적이 매우 뛰어나다"고 말했다.

한편 WSJ은 올해 76세인 버핏이 회사를 떠나거나 사망할 경우 누가 버크셔를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감이 버크셔 주가의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버핏은 올해 초 "버크셔 이사회가 후임 최고경영자(CEO) 후보 3명을 골랐으나 이는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체 시기와 후보자 이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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