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찾아라!논술테마] 영역별로 짚어보는 동북공정 - 정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9면

중국에선
중국은 동북 지역 진흥 전략의 하나로 백두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 1월 지린성 창춘에서 개막하는 제6회 겨울 아시안게임 성화를 천지에서 채화한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있다.[중앙포토]

한국에선
‘중국역사왜곡대책민족연대’ 회원들과 민족사관고등학교 학생들이 서울 종로구 효자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고구려 장수 복장을 하고 중국의 동북공정 프로젝트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중앙포토]

중국이 동북공정을 추진하는 이유는 뭘까. 한마디로 한반도 통일 이후를 대비한 미래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동북 지역의 국제정치적 역학 관계를 잘 아는 중국은 한국전쟁 때도 엄청난 희생을 무릅쓰며 현재의 국경선을 방어했다.

이 지역이 자국의 전략적 요충지임을 일찌감치 드러낸 셈이다. 그동안 북한 정권의 붕괴를 막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줬던 중국은 21세기 들어서는 남북 통일 이후 동북아 질서 급변에 대비할 필요성이 생겼다.

중국은 무엇보다 동북 지역이 한민족의 근거지가 되는 것을 막으려고 한다. 유사시 북한 난민이 동북 지역으로 피신할 경우 이 지역이 한민족의 터전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동북 지역 거주 조선족은 여전히 우리말과 글을 사용하고 있으며, 우리 문화와 풍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남북한이 통일되면 조선족 사회는 급속히 한반도로 흡수될 수도 있다. 그래서 중국은 동북공정을 통해 동북 지역이 통일 한국과 연결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다.

중국은 또 남북 통일 이후 일어날 수 있는 영토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동북공정을 추진하고 있다. 동북 지역은 조선인들이 15세기 이전부터 개간해 살던 옛 간도(間島) 지방이다. 중국은 이 지역을 1909년 일본과 간도협약을 맺어 일본으로부터 넘겨받았다. 그러나 이 협약은 일본이 외교권을 불법 사용한 결과물이므로 영유권을 주장하기 어렵다. 따라서 미리 그 분쟁의 불씨를 없애려는 것이다.

동북공정은 동아시아에서 미국과 일본의 패권 경쟁에 대항하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중국은 통일 한국이 미국과 일본에 치우칠 경우 동북 지역을 고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과의 대결에서 북한을 완충지대로 생각했던 중국의 입장에서는 한반도가 통일되면 완충지대가 없어지는 꼴이다. 그럴 경우 동북아의 패권 경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중국은 항상"역사를 거울 삼아 미래로 향하자"고 말한다. 동북공정도 따지고 보면 중일전쟁과 한국전쟁의 역사를 교훈 삼아 21세기 중반 이후를 대비하려는 작업이다. 그리고 스스로의 야심을 대외적으로 드러낸 프로젝트인 것이다.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생각 플러스:중국이 동북공정을 추진하는 이유를 정리하고, 이에 대한 개인.학계.국가적 대응 방안을 각각 생각해 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