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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요" 유행시킨 영화배우 최유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사랑해요! 여러분!』 영화배우 최유라 (24)의 앙증맞은 심야 인사말. 개그맨 정재환과 함께 최유라는 MBC 라디오 『깊은 밤 짧은 얘기』 (매일 밤 12시)를 대번에 활력이 넘치는 프로로 바꿔놓았다.
『사랑해요! 여러분!』은 이제 고교나 대학가에서 유행어가 돼 버려 아무 때나 「사랑해요」를 남발 (?)하는 이른바 「밤 얘기 (『깊은 밤 짧은 얘기』의 약칭) 신드롬」을 낳고 있다. 잔잔하면서도 상큼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또 아침 일찍 「뽀미 언니」 (MBC-TV 『뽀뽀뽀』 진행자)로 둔갑해 자상하게 어린이들과 놀아준다. 영화 『수탉』에서 신인답지 않게 정도를 걷는 연기력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으며 대종상 신인상을 받기도 한 그녀의 재능은 얼마든지 많다.
『요즘은 방송 프로그램 부담이 커서 영화에 출연하기가 어려워요.』 각종 특집 쇼 프로그램 등에 사회자나 게스트로 출연하랴, 생활 정보 프로의 리포터로 활약하랴, CF·드라마·영화에서 연기자로 진면목을 보일 틈이 없다고 즐거운 비명이다. 그러나 동국대 연극영화과 졸업반인 그녀는 『출연하는 여러 프로에서 전공인 연출과 관련된 일들을 많이 배우고 있다』고도 말한다.
최유라는 대학 4년 내내 교육방송의 각종 어린이 프로 대본을 쓰는 구성 작가로도 활약해 방송 메커니즘에 어느 정도 정통해 있는 편이어서 신인으로선 드물게 여유와 순발력을 발휘하는 것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각광을 받기 시작한 신인 연기자들 가운데서도 최유라는 용모보다 연기력과 다양한 개성 변화 능력 등으로 「유가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주일 내내 방송 프로그램 일에 몸이 매여 여러 역할의 연기를 뜻대로 하지 못하고 있지만 40대가 될 때까지는 개성 짙은 역할을 닥치는 대로하고 싶습니다. 그 이후에 저만의 이미지를 창조해 낼 자격을 갖추게 될게 아니겠어요.』 대학원에서 전문적인 연출 공부도 해보고 싶다는 그녀의 꿈은 자못 거창하고 장기적이다. 그녀는 또 일부 연예계 선배들의 창피한 전철을 되밟지 않기 위해 헛된 공명심이나 부유함에 매달리지 않고 떳떳하고 바르게 일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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