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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家 3세 보름 만에 330억 차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LG가(家)의 3세인 구본호씨가 코스닥업체 미디어솔루션의 경영권을 인수한 지 보름 만에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처분, 330억원의 막대한 차익을 남겨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고 세계일보가 보도했다.

19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구씨는 최근 확보한 미디어솔루션 BW 가운데 절반인 90만주를 전날 홍콩에 있는 투자회사인 카인드 익스프레스 리미티드에 매각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12일 연속 상한가를 이어가던 미디어솔루션 주가는 한때 하한가까지 떨어졌다. 시장에서 구씨의 지분 처분이 불법은 아니더라도 일반 투자가들에게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도의적 책임을 도외시한 것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구씨는 구인회 LG 창업주의 동생인 고 구정회씨의 손자로, LG그룹의 물류를 전담하는 범한종합물류의 대주주다.

매각대금은 총 405억원으로 구씨는 애초 투자한 75억원을 빼고 330억원가량의 차익을 올렸다. BW의 취득 일시가 지난 4일임을 감안하면 보름 만에 366.7%에 달하는 투자수익을 현금화한 셈이다.

이 같은 '대박'은 구씨의 인수 소식이 알려진 이후 미디어솔루션이 12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보이는 등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LG가의 인수에 따른 기대감 외에 뚜렷한 요인이 없어 주가 급등이 과도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다.

미디어솔루션은 무인 전자단말기(키오스크) 및 솔루션 개발 업체로 올 상반기 매출 11억7000만원, 영업 손실 6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미디어솔루션은 구씨가 LG가와 혈연관계에 있다는 기대감만으로 연속 상한가 행진을 펼쳤지만 막차를 탄 투자자들만 손실을 입은 셈이다.

증시 관계자들은 구씨가 불과 보름 만에 BW 절반을 처분한 것과 관련, 일부 코스닥 대주주의 도덕성 문제와 제도상 허점 때문에 빚어진 일로, 코스닥기업에 대한 대주주들의 '먹튀(단기간에 주가 차익을 올리고 매각하는 행위)' 현상이 다시 발생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디지털뉴스[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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