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터마임|맥 잇기 발벗고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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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대사가 없는 연극팬터마임이 생존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새롭게 안간힘을 쓰고 있다.
60년대 후반부터 국내무대에 소개돼 온 무언극 팬터마임은 독특한 형식에도 불구하고 대중적 관심을 끌지 못해 쇠퇴일로를 걸어왔으며, 지난 몇 년간은 간간이 이어지는 공연으로 겨우 명맥을 유지해 온 정도였다.
최근 이러한 상황을 스스로「멸종의 위기」로 진단한 마임이스트(무언극연기자)등 팬터마임관계자들은 활로를 찾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가장 중요한 활로는 공연의 활성화. 팬터마임 전문기획사인 예술기획은 지난 5월 소극장 공간사랑과 함께 정기적인 팬터마임공연을 위한「공간마임의 밤」이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매년 한두 번 공연으로 맥을 이어온 팬터마임이 앞으로는 매월 1회씩 공연될 수 있게 됐다.
5월의 첫 공연은 국내의 대표적 마임이스트인 유진규씨가 맡아『홍수로 인한 침수』를 연기했으며, 두 번 째인 6월 공연은 신예 임도완씨의 첫 개인발표회로 진행되었다. 이어 7월 공연은 심철종씨가 맡아 23∼24일 이틀간 공연한다(오후 7시30분·공간사랑). 8월 공연은 유홍영, 9월 공연은 부부마임이스트 최규호·박상숙씨 등 예정(공연은 매월 23∼25일 중 이틀이며, 시간은 오후7시30분).
예술기획은「공간마임의 밤」을 내년 4월까지 계속하는 한편 12월께 공연작중 우수 작을 뽑아「제2회 한국마임페스티벌」이라는 축제형식을 통해 재 공연할 계획이다.
예술기획은 또 공연작품을 비디오로 만들어 일반에 판매하고 있다.
공연비디오는 팬터마임의 대본줄거리를 연기장면과 함께 자막으로 처리하고 연기자의 해설까지 곁들여 일반인의 이해를 돕고 있으며 연기연습을 위한 교재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밖에 임도완·유홍영 콤비는 26일부터 28일까지 대학로 충돌극장목화에서『종또마임』을 공연한다(오후 7시30분).
공연활성화와 함께 시도되고 있는 팬터마임 살리기 운동은 워크숍개설과 전문극단 창단 등의 움직임.
유진규씨는 최근 3∼4일 코스의 마임워크숍을 개설, 24일부터 28일까지 부산재능문화센터초청 워크숍공연을 시작으로 광주 터소 극장, 제주극단 무 등의 초청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유씨는 이와 함께 춘천에 마임전문극단인「유진규 마임 극단」을 창 단, 후진 마임이스트양성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팬터마임은 말 대신 몸과 음악·효과음 등을 통해 섬세한 연기를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연기훈련을 위한 기초작업으로 중요시 돼 왔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60년대 말 외국 마임이스트의 내한공연 등으로 소개된 이후 몇몇 소수연기자들에 의해 명맥을 유지해 왔으며, 현역 마임이스트도 앞서 언급된 6명 정도에 불과하다.
예술기획대표 신영철씨는『팬터마임은 보기에 부담이 없고 재미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적 관심을 별로 끌지 못했다. 이는 기본적으로 마임공연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돼 정기공연을 기획했다』며『공연이 늘어나면 관객들의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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