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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올 성장률 둔화…2·6%선|주요 국제 기관들이 내다 본 국가별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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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올해 세계 경제는 작년보다 성장이 둔화될 전망이다. UN경제사회국·OECD (선진국 경제협력 개발기구)·WEFA (와튼 계량 경제 연구소)·IMF (국제통화기금) 등 주요 국제 기관들의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는 한결같이 세계 경제가 주요 선진국의 금융 긴축 지속과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개발도상국의 수출 부진, 그리고 선진국 내수 경제의 위축, 사회주의 경제 체제에서 자본주의 경제 체제로의 실험을 계속하고 있는 동유럽 국가들의 인플레와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지난해의 3·3% 성장보다 다소 둔화된 2·6%선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무역 협회 등 국내 관련 단체들도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원유 및 1차산품 가격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고 있지만 선진국의 금융 긴축에 따른 내수 시장의 침체, 미 달러화의 강세 지속, 동구 시장의 불안정, 중국 등 후발개도국의 추격 등으로 고전이 예상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각 기관의 보고서를 중심으로 주요 국가별로 올해와 내년의 경제 성장률·무역 수지·환율 전망 등을 알아본다. <편집자 주>

<미국>
90년 중 미국 경제는 ▲임금 상승률 ▲소비자 대출 이자의 소득 공제율 ▲고용 증가세 등이 모두 축소되거나 둔화될 것으로 보여 민간 소비 지출이 위축될 전망이다.
또한 88년이래 계속 강세를 보여온 달러화의 강세 기조가 계속될 전망이고 전체적인 세계 경제의 성장세도 둔화될 것으로 보여 금년 중 미국 경제는 작년보다 다소 낮은 2% 내외의 실질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91년의 경우엔 1년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를 대비한 경기 확대 정책, 설비 투자 증대책 등에 힘입어 2·5%대의 실질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의 경우 제조업을 중심으로 시간당 임금 저하, 달러 강세에 의한 수입 물가 상승 둔화, 3대 자동차 회사의 감산 등의 여파로 4%대의 안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무역에 있어서 달러 강세, 세계 경제 성장세의 둔화 등의 영향과 미국 소비자들의 수입 상품 선호 등의 영향으로 수출은 10%, 수입은 7·4%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낙관적인 경제 전망 (93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3%이상) 에 기초한 부시 행정부의 재정 적자 축소 안은 경제 성장 둔화에 따른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무역수지는 달러의 고 평가에 따른 수입 확대로 적자폭이 다시 늘어나 92년에는 무역수지 적자가 1천억 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일본 경제는 금융 긴축에 따른 금리 상승으로 투자 증가세는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이나 소비 세율 인하, 실질 소득 증가 등에 따라 민간 소비 지출이 호조를 보여 90, 91년 모두 4%대의 높은 실질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무역부문만을 따져볼 경우 90년 중 수출은 엔화의 약세, 대 동남아 설비 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첨단 제품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7% 내외의 증가율을 보일 전망이다.
반면 수입은 내수 호조 등에 힘입어 10%내외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우리의 수출과 연관돼 관심의 표적이 되고 있는 일본 엔화는 미일간 구조 조정의 여파와 양국의 금리 차이 (3%)에 의한 일본 자본의 대미 유출 가속화, 일본 기업 및 개인의 미국에 대한 투자 증대 등의 영향으로 달러당 1백50∼1백60엔 대의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작년 말 각 연구 기관들이 예측했던 1백35엔 전후 수준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서독>
기본적으로 동서독 경제 통합에 따른 여파로 상당한 몸살을 앓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서독 경제는 ▲동독으로부터의 이주민 유입에 따른 소비자의 증가 ▲GNP의 1·7%에 달하는 세금 감면 (3백90억 마르크)에도 불구하고 금융 긴축에서 오는 민간 소비 지출 및 설비 투자의 부진으로 전년보다 다소 둔화된 3·2%대의 실질 성장률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또한 91년에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경제 성장률은 2·7%선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반면 무역은 소·동구 국가들의 경제 개혁 추진에 따른 설비 투자 증가 및 마르크화 강세에 의한 수출 단가 상승 (달러화 표시 금액)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25% 이상 증가된 4천2백70억 달러선에 이르고 무역수지 흑자폭도 9백4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91년 중에도 마르크화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수출 경쟁력 저하 문제가 우려되고 있으나 확고한 기술력과 이에 따른 수입 수요의 감소 등으로 무역수지 흑자는 오히려 1천70억 달러선에 달할 전망이다.

<소련>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에 대한 공공연한 비판이 비등한 가운데 소련의 금년 중 경제 성장률은 전년 대비 5·8%가 감소된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며 91년에 가서야 외국인 투자 효과 등이 나타나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91년의 경우에도 경제 성장률은 전년 대비 마이너스 3·7%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소련은 현재 극심한 물자 부족 등의 영향으로 소비 지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페레스트로이카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의 가중으로 외국인 투자가 부진해 서방으로부터 대규모 경제 지원이 없는 한 침체된 경제를 회복시키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무역의 경우도 석탄 등 기타 원자재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원유 수출 물량 감소 등으로 작년 수준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울 전망이고 수입도 극심한 외화 부족에 따라 감소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무역 수지는 약 10억 달러 정도의 흑자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의 금융 긴축·재고 관리 정책 등에 따라 민간 소비 지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고 선진국 및 아시아 주요국의 수입 수요 증가세 둔화에 따라 수출 증가세가 대폭 둔화될 전망이어서 경제 성장률은 3·7%선의 증가에 머무를 전망이다.
그러나 91년엔 내수 호조·외국인 투자 증가세 등에 힘입어 국내 경기가 되살아나고 선진국의 내수 호조로 높은 수출 증가율이 예상돼 경제 성장률은 8·8%대에 이를 건망이다.
무역 부문은 90년의 경우 수출이 다소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입도 1·3%선의 증가에 머물 전망이어서 무역수지 적자폭은 15억 달러 수준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91년의 경우엔 수출은 환율 절하, 선진국 및 아시아 주요국의 수입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8·5%의 높은 성장률이 예상되며 수입도 내수 호조를 반영, 11·25%선의 증가율을 보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91년도 무역수지 적자폭은 약 20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 소득 감소와 일본과의 무역 적자, 미국의 시장 개방 압력 등 영향으로 경제 성장률이 89년 대비 7%대의 실질 성장률을 보이는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대만 경제 성장에 절대적인 공헌을 하는 수출의 경우 미국·EC등 선진국의 내수 신장세가 둔화되고 환율이 불안정해 4·7%선의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수입은 과열된 내수 소비 성향 등을 반영, 10·6%대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무역 수지 흑자폭은 29억 달러 정도가 축소된 8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고 91년의 경우엔 선진국의 내수 회복세에 힘입어 수출이 다소 증가된 8·1%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수입도 13·5%대로 성장할 것으로 보여 무역수지 흑자폭은 20억 달러 정도 줄어든 6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김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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