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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6자회담 급진전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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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지난 20일 방콕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다자틀안에서 북한의 안전을 서면으로 보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방콕=연합]

미국의 서면 안전보장 방안을 한사코 거부하던 북한이 돌연 자세를 바꿔 긍정적 입장을 밝힘으로써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남북한, 미.일.중.러가 참여하는 6자회담 2차 회담이 조만간 속개될 전망이다.

북한의 이 같은 태도 변화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고무적이라고 평가했으며 미국과 일본 언론들도 상당한 진전이라고 보도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 한ㆍ미 정상회담에서 제의한 '다자틀 내 서면 불가침 보장' 방안을 고려할 용의가 있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사와의 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은 우리에게 불가침을 서면으로 담보(보장)할 수 있다며 6자회담을 개최하자고 했다"며 "우리는 서면 불가침 담보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발언이 우리와 공존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고, 동시행동 원칙에 기초한 일괄 타결안을 실현하는 데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것이라면 그것을 고려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이에 대해 (북.미) 뉴욕 접촉선을 통해 미측에 전달하였으며 미측의 진의를 확인 중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이 같은 입장은 "북.미가 동시행동 원칙에 따라 문제를 하나하나씩 풀어가는 과정을 통해 신뢰를 쌓고 공존의 기초를 마련할 수 있게 될 것이란 기대로부터 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시행동 원칙을 수용하려는 (미국의) 의지가 확인되지 않는 한 현 상태에서 6자회담에 대해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26일 "북측 발언은 충분히 고무적이고 긍정적 진전으로 본다"며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지난주 말 미국 측과 의견을 교환했고, 미국 측은 현재 북측 제안을 검토 중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측이 2차 6자회담에 응할 토대가 마련된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며 "이 같은 긍정적인 사태 진전이 본질적 내용의 진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므로 조만간 한.미.일 간 협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뉴욕 타임스는 25일자에서 "중대한 변화로 북핵 문제의 돌파구를 의미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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