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학생 2천여명 수업 거부/세종대 무더기 유급 불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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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공권력에 굴복인상 안주려…”/교내집회땐 주동자 현행
세종대는 10일 유급경고시한을 맞아 경찰병력이 학교외곽을 지키는 가운데 수업을 강행하려했으나 오전현재 등교한 2천여학생(전체 4천6백93명)들조차 대부분 수업을 거부하고 있어 무더기 유급사태가 불가피한 최악의 사태를 맞고있다.
세종대는 이에앞서 9일오후 서울 동부경찰서에 공권력개입을 요청,경찰병력 7백50명이 10일 새벽부터 학교외곽을 지키는 가운데 교수전원이 새벽부터 출근,수업준비를 했었다.
그러나 이날오전 60여개의 강좌중 7∼8개만이 10명미만의 학생이 출석한 가운데 진행됐을뿐 대부분의 강좌는 등교한 학생들이 강의실에 들어가지 않아 이루어지지 않았다.
학생들은 오전8시쯤부터 등교했으나 정문에 배치된 경찰의 학생증 및 소지품 검사에 반발했고 『공권력에 굴복하는 인상을 주지 않기위해서라도 수업 및 등교를 거부하자』고 외쳤다.
학생들은 이에앞서 9일오후 대부분 학과별로 회의를 갖고 「10일은 등교후 수업거부,11일부터는 등교거부」라는 총학생회측의 방침을 따르기로 결의했었다.
학교측은 이날 오전5시 전교직원을 비상소집,강의실을 정돈하고 벽보를 철거하는 등 강의준비를 했으며 전교생에게 전화를 걸어 『정상수업이 시작되니 학생증을 갖고 등교하라』고 당부했었다.
한편 일부 과격학생들은 오전10시10분쯤 수업상황을 보기위해 학교를 방문한 정원식문교부장관이 이중화총장과 함께 타고들어온 이총장 승용차를 가로막고 구호와 노래를 부르며 자동차 헤드라이트와 번호판을 발길질하며 자동차위에 올라가는 소동을 벌였다.
학생들중 일부는 승용차를 향해 욕설을 퍼부으며 쓰레기와 각목 등을 던지기도 했다.
이에앞서 서울 동부서는 9일오후 세종대의 공권력투입 요청에따라 10일새벽 5개중대 7백50여명의 병력을 보내 정ㆍ후문과 울타리 등 주변에 배치,등교하는 학생들의 학생증검사를 하며 주동학생들의 출입을 막았다.
경찰은 이날 새벽 병력을 교내로 투입시켜 주동학생들을 연행키로 했으나 농성학생들이 이미 전날밤 학교밖으로 나가 교내진입 및 수색 등은 하지않았다.
그러나 경찰은 주동학생들이 교내로 들어가 집회를 갖거나 수업을 방해할 경우 즉각 전경을 투입,연행할 방침이다.
한편 주동학생 2백여명은 공권력이 투입될것에 대비,오후6시쯤 농성장소를 한양대로 옮겨 철야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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