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비등 개혁세력 일대승리/개막 8일째 소 공산당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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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치국기구 확대 개편ㆍ서기장직도 존속/방어적 군사정책도 승인
【모스크바 AP=연합】 소련공산당대회는 9일 소련권력의 핵이 돼온 당정치국의 영향력을 대폭 약화시키는 기구 확대개편 및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유임이 확실시되는 당서기장직 존속등을 승인함으로써 보혁간 권력투쟁에서 고르바초프를 정점으로한 개혁세력에 결정적인 승리를 안겨 주었다.
이날 개막 2주째로 접어든 당대회는 고르바초프가 제안한 정치국 확대개편안을 놓고 투표를 실시,정치국을 15개 공화국 공산당 제1서기들을 포함,19∼23명으로 늘리도록 결정했다.
당대회는 또 당서기장직 존속과 함께 역시 대의원 직선으로 선출될 부서기장직을 신설하기로 하는 한편 이들에 대해 앞으로 당대회에서 개인적 신임을 묻기로 확정했다.
개편될 정치국은 당서기장ㆍ부서기장 및 15명의 공화국 당 제1서기와 함께 이번 당대회에서 역시 새로 구성될 2백50명 정원의 당중앙위가 지명하는 2∼6명의 「무임소위원」을 포함하게 된다.
관측통들은 새 정치국이 그동안 모스크바 출신 인사들이 주류를 이뤄온 기존 정치국에 비해 정치적 입지가 크게 약화될 것으로 분석하고,특히 구성 공화국 인사들이 대거 포함됨으로써 고르바초프가 구상해온 새 연방제 도입이 빨라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한편 대회는 방어적 군사정책을 지지하는 온건한 내용의 방위정책 관련 결의안을 승인함으로써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겸 공산당 서기장이 추진하고 있는 대서방긴장완화에 관한 신사고 노선에 승리를 안겨 주었다.
당내 보수파들은 그간 소련이 대서방 군축협상에서 너무나 많은 것을 포기했다고 지도부를 비판해왔으나 이날 당대회를 통과한 결의안은 당이 「방어적 군사정책」을 향한 최근의 조치들을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의안은 그러나 군사적 위험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방위는 전인민ㆍ당ㆍ국가의 가장 필수적인 과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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