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의 주력인 현대상선은 16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 목적으로 3000억원 규모의 상환우선주를 발행했다. 2000만 주 규모로 발행가격은 주당 1만5000원이다. 노정익 현대상선 사장은 이사회에서 "지난해부터 현대건설 인수 자금을 준비해 온 데다 상환우선주를 발행해 자금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상환우선주는 우리사주조합 청약(11월 6~7일) 이후 기존 주주들이 청약한다(11월 27~28일). 실권주가 발생하면 이사회 결의(12월 1일 예정)를 거쳐 제3자에게 배정된다.
이번 상환우선주 발행으로 현대상선 주식의 25.48%를 보유한 현대중공업이 상환우선주 매입에 참여할 지 관심거리다. 현대중공업이 매입에 불참하면 실권주가 현대그룹 우호 세력으로 넘어가 현대그룹은 현대상선을 둘러싼 현대중공업과의 지분 경쟁에서 유리한 입장에 선다. 현대중공업이 매입에 참가하면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전의 경쟁자가 될 지 모르는 회사에서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효과를 거둔다.
◆상환우선주=주식 발행회사가 일정 기간 경과 후 되사서 소각해야 하는 주식. 상환 전까지 보통주보다 배당에 우선권을 지니며, 의결권 행사도 가능하다. 상환 기간.가액.방법 등을 명시한 점은 회사채와 비슷하지만 이익을 낸 경우만 상환한다는 점은 다르다.
이현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