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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용 컴퓨터 개척자 시스팀 공학센터 강명희 박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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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컴퓨터를 교육에 이용하려는 노력이 꾸준히 진행되고있다. 교과목의 학습도구로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이른바 코스웨어의 산실이 바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시스팀 공학센터의 CBE(Computer Based Education) 연구실. 올해는 과기처의 3년에 걸친 연구과제를 마무리짓는 해인지라 11명의 연구원들 손길이 마냥 분주하기만 하다.
미국 노던 콜로라도대 조교수로 있다가 지난 5월 귀국, CBE연구실에 합류한 강명희 선임연구원 (37·교육공학박사)에 거는 기대는 그래서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중1∼3학년의 영어과목 코스웨어 개발을 12월까지 끝내야 하는 게 제 임무예요. 전체 36단원 가운데 현재 2단원까지 개발이 거의 끝나 수정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강 박사는『교원대에서 교안을 완결지어 이 달 말까지 넘겨주게 돼있으므로 8월부터는 그야말로 정신차릴 틈도 없이 바쁠 것』이라며 웃는다.
교원대가 작성한 교안을 검토해 그래픽·애니메이션 등을 이용, 컴퓨터에 적합한 체계로 종이에 디자인하는 것이 그의 주임무. 설계가 완성되면 컴퓨터프로그래머가 코딩작업에 들어가는데 코딩이 끝난 후 프로그램에 대한 그의 수정작업을 거쳐 코스웨어 개발이 마무리지어지게 된다.
『CBE연구실이 맡고 있는 중학교재 개발프로젝트 가운덴1차 연도에 개발된 14단원으로 구성된 과학 코스웨어, 2차 연도에 개발된 22단원의 수학 코스웨어가 선경 매그네틱(주)에 의해 작년 4월과 12월에 각각 상품화돼 일반인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어 영어 코스웨어 개발이 조금은 부담스럽다』는 게 그의 솔직한 고백. 그래서 나름대로 여러 가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중이다.
코스웨어에 소리기능을 첨가한 것은 그 대표적인 시도의 예. 컴퓨터로 영어문장을 공부하다가 발음을 해보라는 키를 누르면 미국인이 문장을 읽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다. 반복해 듣는 것도 가능하다. 또 문장을 보면서 해석키를 누르면 바로 해석된 내용을 볼 수 있게 한다든가, 사전의 기능을 부여해 단어를 찾아보도록 하는 방안 등도 이 같은 노력의 하나다.
『기술적 차원에서 불만스러운 점도 많아요. 미국의 경우 컴퓨터모니터가 컬러기능을 갖고 있어 흥미유발에 도움이 돼요.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국내 저작도구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지는 것이죠. 예컨대 새가 날아가는 모습의 애니메이션에서 날개가 퍼덕이는 모습이 지극히 단순해 사실성이 줄어들어 우스꽝스럽게 보이기도 해요.』그는 앞으로 그래픽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저작도구에 더 많은 기능을 첨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강 박사는 이화여고출신으로 이대시청각교육과 졸업과 함께 도미, 미 블루밍턴에 있는 인디애나주립대에서 교육공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교직에 있던 삼촌의 영향으로 코흘리개시절부터「선생님」을 꿈꾸어 왔다. 칠판교육은 너무 낡아 TV로 어린이들을 가르친다는데 흥미를 느껴 결국 컴퓨터 공학에까지 뛰어들었다.
그의 전공은 전문가들의 지식을 모아 일반인이 이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전문가 시스팀」과 코스웨어에서 한 단계 발전, 학생들의 잘못된 학습내용을 진단해 보완해주는 「기능형 개인교수」. 특히 학생들의 개인적 학습능력의 차이를 보완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지능형 개인교수」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그의 애정은 남다르다.
경영학박사인 방석범씨(38)와의 사이에 7세, 2세난 두 딸을 둔 엄마이기도 하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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