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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중견기업] (주)마리오 홍성열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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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 디지털산업단지는 주말이면 패션 아웃렛 매장을 찾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하루 유동인구만 4만~5만 명에 이른다. 10년 전만 해도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는 '굴뚝공단'이던 이 곳을 패션 유통 타운으로 탈바꿈시킨 주인공은 홍성열(51.사진) 마리오 회장이다. 홍 회장은 1999년 옛 구로공단 2단지의 현 가산동 사옥 부지를 사들인 뒤 2년간의 준비를 거쳐 2001년 7월 마리오 아웃렛 1호점을 오픈했다. 이 매장이 인기를 끌자 이후 주변에 비슷한 매장이 잇따라 생기며 굴뚝공단이 패션 1번가로 탈바꿈한 것이다.

"강남이나 명동이 아닌 구로공단에 아웃렛 매장을 열려고 하자 주변 사람들이 모두 말렸죠. 마리오 아웃렛 자리는 2층짜리 건물에 재봉틀 200여 대를 놓고 옷을 만들던 곳이었습니다. 주변은 쓰레기장이었고요.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다 보니 헐값에 사서 금값을 만든 셈이죠."

유통업에 뛰어든 이듬해 마리오 매출은 100% 이상 늘었으며, 이후에도 30~40%씩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매출 200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마리오가 굴뚝단지에서 패션유통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아웃렛의 고급화'다. '아웃렛=싸구려'란 기존 관념을 깨고 고급 브랜드 의류를 백화점의 30~70% 가격에 내놓았다. 또 유명 백화점 입점 업체가 아니면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존 아웃렛과는 다른 파격적 컨셉이다.

'마리오 1'의 반응이 좋자 2004년엔 인근에 제조공장과 매장을 한 곳에 모은 공장형 아웃렛 '마리오 2'를 세웠다. 이어 지난해 12월엔 유명 브랜드 의류와 함께 식품.주류 등도 파는 신개념 아파트형 공장 '마리오 타워'를, 지난 4월엔 '마리오 3'를 잇따라 열었다. 홍 회장의 상식을 뛰어넘는 도전은 20여년 전 국내 토종 니트 브랜드 '까르뜨니트'를 만들 때부터 시작됐다. 토종 고급 브랜드가 전무했던 당시 홍 회장은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건다'는 거창한 목표를 걸고 까르뜨니트를 선보였다.

"80년대는 스웨터 수출 붐이 불던 때였습니다. 하지만 내수 시장의 니트 점유율은 10%에도 못 미쳤어요. 소비자들이 사입을 만한 브랜드가 없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직원 4명으로 공장 문을 열었습니다. 가장 좋은 스웨터를 만들어 국내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포부로 말입니다."

국내 의류기업 대부분이 싼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을 기반으로 헐값에 스웨터를 만들어 수출하던 당시 홍 회장은 반대로 고급화에 승부를 걸었다. 대기업들이 스웨터 한 박스를 30~50달러에 수출할 당시 한 벌에 50 달러를 받았다. 국내 스웨터 수출 가격으론 단연 최고였다. 마리오의 고급화 전략은 독창적 디자인과 소재 차별화로 일본 시장에서 먹혀 들었다. 89년엔 일본 게이오백화점에 단독 매장까지 열었다. 매장에서 옷이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가자 일본 상사 사람들은 홍 회장을 '슈퍼 마리오'라고 불렀다. 하지만 마리오는 현재 100% 내수 판매만 하고 있다. 87년 이후 인건비가 급증해 채산성이 맞지 않아 수출을 접은 것이다.

마리오는 요즘 까르뜨니트의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최근 '까르뜨니뜨' 브랜드를 '까르뜨'로 바꿔 패션사업 재정비에 나섰다. 니트뿐만 아니라 일반 섬유 소재까지 확장하고 소비자 타깃도 30, 40대 중산층 주부에서 20대 젊은층까지 넓힐 계획이다. 홍 회장은 앞으로 금천구에 3만5000평 규모의 패션 유통 상가를 추가로 만들 계획이다. 디지털단지를 확실하게 국내 패션 유통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글=박미숙 이코노미스트 기자
사진=안윤수 기자

◆ 이 기사의 상세한 내용은 중앙일보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16일 발행)에서 볼 수 있습니다.

-1980년: 마리오상사 설립

- 85년: 여성 니트웨어 '까르뜨니트' 출시

- 87년: 마리오로 법인 전환

- 2001년: 서울 가산동 본사 사옥 준공 및 '마리오 아울렛' 오픈

- 2004년; 마리오 패션타워 개관 및 '마리오2'오픈

- 2006년:'마리오3' 오픈. '까르뜨니트' 브랜드를 '까르뜨'로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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