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실패하면 2년내 총사퇴”/고르비 시한제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보혁양파 당분열 발언 자제
【모스크바 APㆍ로이터=연합】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겸 공산당 서기장은 4일 앞으로 2년안에 현재의 경제개혁정책을 통해 국민의 생활을 향상시키지 못한다면 자신을 포함한 소련지도부가 전면 퇴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는 제28차 공산당대회 개막 3일째인 이날 소련 국영TV를 통해 전국에 방영된 회견에서 『앞으로 2년안에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현지도부가 자진해 총사퇴해야만 할 것』이라고 선언,현 지도부의 조건부퇴진 시한을 2년으로 못박았다.
이번 당대회가 개막되자마자 보혁 양쪽으로부터 신랄한 비판을 받고 있는 고르바초프가 소련의 정치경제 및 사회적 현안들을 풀기 위한 개혁정책의 성패를 판가름 짓는 시한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보수파 대의원들이 급진개혁세력에 맹공을 퍼붓는 동시에 개혁지지파로 알려진 메드베데프 공산당중앙위 이념담당서기를 겨냥,변혁의 와중에서 당의 진로를 명확히 제시해주지 못했다고 매도하고 나섰다.
그러나 보혁양파 지도자들은 공산당의 분당가능성과 관련된 발언을 최대한 자제,어느쪽도 이번 당대회를 계기로 공산당이 쪼개지는 사태를 원치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보수파 지도자인 정치국원 예고르 리가초프는 찬성 2천2백33,반대 1천9백63표로 농업위원장에 선출됐다.
한편 소련의 진보적 정치인과 학자들은 4일 소련군 지도자들이 보수파 인사들과 세력을 이뤄 군의 개혁을 저지하고 있다고 혹독하게 공격했다.
공산청년동맹 기관지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에 서명자 47명의 이름과 함께 실린 한 서한은 군을 의회의 통제하에 두고 군이 공산당의 영향력을 받지 않도록 하는 근본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