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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유고자파드 연출가 벨리아코비치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현대극장 초청으로「햄릿 」공연을 위해 내한한 소련 유고자파드 극단을 이끌고있는 연출가 발레리 벨리아코비치(37)가 부산공연을 마치고 2일 서울에 도착, 기자들과 만났다.
소련의 젊은 연출가로 가장 독특하다는 평과 함께 대중적 인기도 한 몸에 받고있는 벨리아코비치씨는 스스로『레닌과 고르바초프를 한꺼번에 닮았다』고 말하듯이 단단한 체구에 시원한 마스크, 큰 눈이 특징적이었다.
-소련 내에서 극단의 위치는.
『극단은13년 전에 내가 친구·이웃과 함께 만들었다. 아마추어극단인 셈이다. 그러나 이제는「인민극장」이란 칭호와 함께 표를 팔 수 있는 권리가 생겼으며, 우리는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있다.
최근 우리극단의 인기는「햄릿」공연표와 볼쇼이발레 공연표가 암시장에서 같은 값으로 거래 될 정도로 높아졌다.』
-기존의「햄릿」과 유고자파드의「햄릿」은 상당히 다르다고 하는데.
『우선 연출 면에서 특징적이다. 나는 소품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소품은 필요 없이 관객의 시선을 분산시키기 때문이다. 나는 관객의 시선을 배우에게 집중시키기 위해 무대전체를 어둡게 하고 배우에게 조명을 집중시킨다. 평론가들은「암흑 속의 햄릿」이라고도 한다.
또 다른 특징은 인물해석의 차이다. 예컨대 악인으로 나오는 클로디어스지만 그도 인간인 이상 왕비에 대한 사람, 애국심 등 선한 면이 없을 수 없다.』
-유고자파드의 인기이유는.
『우리는 관객과의 교감을 가장 중요시한다. 연극을 보는 관객이 작품을 통해 극적인 감정을 느끼고, 이러한 감동의 경험이 관객의 정서에 도움을 주고, 나아가 연극이 사회의 윤활유가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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