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의 금리차이 좁혀/제2금융권 금리인하의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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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행정지도로 금리자율화 “물거품”/시장금리 인하될지는 두고 봐야
정부가 제2금융권의 금리를 낮추겠다고 나선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제2금융권이 경쟁적으로 단기 고수익상품의 수익률을 높임으로써 자금이 단기부동화되고 제2금융권과 은행과의 금리차가 확대돼 금융권간의 불균형이 생겼다.
둘째,이처럼 자금유치를 위해 수익률 높이기에 나서다 보니 대출금리를 올리거나 「꺾기」등이 성행해 기업의 금융비용부담이 그만큼 커졌다.
단자사 CMA의 경우 1개월만 맡기면 연10%이상수익을 주다보니 예탁기간이 3개월미만(만기6개월)인 구좌가 전체의 75%나 될 정도로 단기화됐다.
또 은행의 수신비중이 점점 떨어지고(88년말 36.6%→90년 4월 32.6%),기업자금의 제2금융권 의존도는 높아지며(같은 기간 49.2%→51.2%),평균차입금리도 오르는(12.4%→13.5%)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제2금융권의 금리를 적정수준에서 관리할 필요가 보다 강해졌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상당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게 사실이다.
지난해 11월 은행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하면서 사실상 물건너간 금리자율화는 이번에 제2금융권의 대출금리를 은행금리에 연동시키도록 함으로써 완전히 백지화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88년말 금융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시작했던 금리자율화는 껍질만 남았을 뿐 속으로는 「행정지도」가 모든 것을 좌우하는 쪽으로 되돌아갔다.
재무부의 한 당국자는 『금리자율화는 기업의 부담경감이 목적이며 그 자체가 목적일 수는 없다』고 말하고 『부동산투자로 얻는 수익이 은행대출금리와 엇비슷해지지 않는한 자금의 초과수요는 생길 수밖에 없고 따라서 금리를 시장기능에 맡기는 방법은 현상황으로서는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이 우리의 「한계」인지 모른다.
경상수지가 올들어 적자로 반전하는등 여건에 큰 변화가 있었지만 88년 11월의 금리자율화때도 이미 단기적인 금리상승은 예상했었던 것이고 보면 당시 상황판단이 섣부른 것이었든지,또는 관치금융에 젖어온 체질을 바꾼다는 것이 우리네 조급한 성질로는 애당초 될 성부른게 아니었든지 하는 느낌이다.
어찌됐든 제2금융권의 금리는 낮춰질 모양인데 과연 기대한 결과를 낼 수 있을까 하는 것도 문제다.
제2금융권 전체의 단기 고수익상품금리를 낮춤으로써 제2금융권내의 자금이 보다 장기화되고 나아가 은행권으로 유입될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들 자금의 속성상 과연 기대대로 움직여줄지 의문이다.
부동산투기가 한풀 꺾여 돈이 마땅히 갈곳이 없다는 것이 이번에 인하조치를 취한 주요 배경인데 이는 역으로 잠잠해진 부동산시장을 다시 술렁거리게 만들 수도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더욱이 주식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말이다.
도 시장금리와 행정지도로 억제될 표면금리의 차이를 메우기 위해 대출기업에는 양건예금을 요구하고 거액의 자금예탁자에게는 가외의 금리를 얹어주는 「꺾기」나 「역꺾기」가 성행할 공산도 크다.
재무부도 이를 우려,강력한 검사와 제재를 하겠다는 생각이지만 서로의 필요에 의해 은밀히 이뤄지는 거래를 밝혀내기도 힘들 뿐더러 규제가 강해질 경우 아예 사채시장으로 돌아설 소지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은 수요만큼의 공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실세금리의 인하유도란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고 이번조치의 결과도 결코 낙관적으로 볼 수 없는 것이다.<박태욱기자>
□상호신용금고 여신금리
현 행 조 정 인 하 폭
계ㆍ부금급부 17.4∼ 16.4∼ △1%
(대 출) 18.22% 17.22%
소액신용대출 17.0∼ 실질금리를 인하 (△3.2%)
(실질금리) 18.0% (22.6%)
(25.8%)
어 음 할인 16.0∼ (11/14 -
17.0% 조치시 1%인하)
연 체 이자 21.1∼ 20∼ △1%
22.0% 21.0%
□단자ㆍ종금 및 은행신탁의 여신금리
현 행 인 하 인 하 폭

<단자ㆍ종금> △1.0∼
-기업어음 13∼13.5% 12.0% 1.5%
할인금리 (우대금리 Pr)
A급:Pr+0.5미만 △1.0∼
B급:Pr+(0.5 현행과동일 1.5%
∼1.0)
C급:Pr+1.0이상 Pr+2.0%이내△0.5%
(14.5%이상) (14.0%이내) 이상
-무역어음 15∼16%수준 14%이내 △1.0∼
할인금리 (기업어음할인금리 2.0%
최고상한)
*은행무역어음:13% 12%이내 △1.0%
(은행기업대출
최고금리상한)

<은행신탁>
-기업대출금리 Prime rate: 12% △0.5%
12.5%
최고상한가:14.5% 14.0%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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