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일 언론 "북, 2차 핵실험" 대형 오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11일 아침 "북한이 추가(2차)핵실험을 했다"는 '일본발 오보'가 국제사회를 한때 발칵 뒤집어 놓았다.

발단은 일본의 민영방송인 닛폰TV. 이 방송사는 오전 8시23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긴급자막으로 "북한이 7시40분 2차 핵실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이어 공영방송인 NHK도 오전 8시32분 "북한 2차 지하 핵실험의 정보, 정부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은 로이터.블룸버그 등 외신을 타고 한국에도 긴급 타전됐다.

각 언론사와 인터넷 사이트들은 일 언론을 인용, '북한 2차 핵실험 단행'이라는 제목을 달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청와대는 오전 8시50분쯤 "추가 핵실험의 징후가 전혀 관측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통상부와 국가정보원 등 관계당국도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해 왔으나 2차 실험과 관련된 정보를 파악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보도의 진위에 대한 질의가 잇따르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오전 9시에 시작된 참의원 예결위에 참석하자마자 "(2차 핵실험) 조짐이 있다는 정보를 접하지 못했다"고 공식 부인했다. 이어 후유시바 데쓰조(冬柴鐵三) 국토교통상이 "철저히 조사해 봤으나 오전 5시에서 8시30분 사이에 북한에서 지진파를 감지하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2차 핵실험은 '없던 일'이 됐다. 불과 한 시간도 안 돼 세계적인 오보로 판명난 것이다.

오보의 '진원'을 둘러싸고도 혼선이 빚어졌다. 한국 등에서는 이날 오전 일본 동북부 후쿠시마(福島) 앞바다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6.0(최대 진도 3)의 지진이 핵실험으로 오인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이날 지진은 닛폰TV의 첫 보도 18분 뒤에 발생했으며 동해가 아닌 태평양 연안에서 발생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