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 85% "족궁 기형상태"…정상 발은 15.2% 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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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성들의 족궁(아치) 기형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발건강진흥협회가 지난 8월 20부터 9월 19까지 한달 간 2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여성 약 323명을 대상으로 족문분석(풋프린팅)을 실시한 결과, 84.8%(274명)의 여성들이 심각한 족궁 기형 상태를 보였으며, 정상 발을 가진 여성은 전체 15.2%(49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무지외반증과 양 발의 균형 여부를 체크하고, 발의 형태에 따라 구분되는 정상발, 평발(편평족), 까치발(요족), 고르지 않은 궁, 불안정한 발 중에 여성들의 발이 어느 발에 많이 분포되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조사결과, 무지외반증을 가진 여성은 54.5%로 절반이 넘는 높은 수치를 나타냈고, 양 발이 불균형인 여성은 69.7%로 균형인 경우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또 정상발을 가진 여성은 15.2%로 나타나, 84.8%에 속하는 대다수의 여성들은 족궁의 기형으로 인해 초래되는 평발, 까치발, 고르지 않은 궁, 불안정한 발에 속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번 풋프린팅 조사는 국내 발 건강 실태조사를 위한 기반 데이터 수집을 위한 것으로, 한국발건강진흥협회의 파트너사인 피부관리 전문 프랜차이즈 '미플'의 서수원 이마트 매장과 서울 봉천동 매장에서 동시에 실시되었다.

풋프린팅(Foot Printing)은 이미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널리 쓰여온 분석방법으로, 양 발의 균형 및 발의 압점에 대한 과학적 분석과, 여러 임상데이터를 토대로 전신의 근 골격계의 균형상태 파악 및 균형이 깨지면서 나타나는 질병증상까지 예견하는 방법으로 널리 쓰여지고 있다.

◇발의 대표적 질환 '무지외반증'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밖으로 휘는 변형을 말하는 것으로, 실질적으로 엄지발가락이 밖으로 휘면 동시에 엄지발가락의 안쪽도 튀어나오게 된다.

이런 변형은 발의 볼을 넓게 만들어 조금만 조이는 구두를 신어도 금방 통증을 느끼게 되어 심각하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무지 외반증은 대부분 신발이 원인으로, 여성들이 하이힐을 신기 시작하면서 급격하게 증가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무지외반증의 비율이 20대 32.9%, 30대 54.9%, 40대 64.5%, 50대 79.5%로 나타나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무지외반증의 비율도 높아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발의 불균형이 각종 질병 초래 위험

발의 불균형은 곧 몸의 불균형으로 이어져 각종 질병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발의 불균형은 발목과 다리를 틀어지게 하여 무릎관절에 무리를 줌으로써 무릎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골반이 틀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번 조사에서 양 발이 불균형인 여성이 69.7%에 달해 이에 대한 관리가 시급한 실정이다.

일산 이명형 정형외과의 이명형원장은 "이러한 양 발의 불균형상태는 진행되면 될수록 족궁이 무너지거나, 평발이나 요족 등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이에 대한 예방책으로 "이미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양 발의 균형상태 및 족궁의 균형을 유지시키기 위해 여러 종류의 관련 제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발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평발, 까치발은 족궁 기형이 원인

발의 모양에 따라 정상발, 평발, 까치발, 고르지 못한 궁, 불안정한 발 등으로 나누어지는데, 정상발이 아닌 다른 발들은 모두 족궁이 제대로의 모양을 갖추지 못한 경우다. 즉, 평발은 족궁이 무너져 내린 경우며, 까치발은 이와 반대로 족궁이 정상보다 높은 경우다.

이번 조사에 의하면, 84.8%의 여성들이 족궁 기형으로 인한 발의 변형을 가진 것으로 나타나, 발 건강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평발 25.6%, 요족 10.3%, 고르지 않은 궁 15.4%, 불안정한 발 35.9%로, 대부분의 여성들이 정상이 아닌 불안정한 상태의 발 모양을 가졌으며, 이로 인해 발에 주어지는 압력이 고르게 분산되지 않아 족궁 기형으로 인한 고통을 수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발건강진흥협회 이석원 사무처장은 "일본이나 미국을 비롯한 발 건강 선진국에서는 오래전부터 발의 족궁을 지지해 주는 아치서포트나, 발 변형을 방지하고 교정해 주는 역할을 하는 발 교정구 등의 제품이 많이 판매돼 오고 있다"고 말했다.

풋프린팅 조사를 실시한 한국발건강진흥협회 노미자 회장은 "이번 조사결과는 비단 여성뿐만이 아니라, 전 국민의 발 건강에 대한 척도로써도 매우 중요한 자료"라며, "향후 협회차원에서 다각적인 방법으로 남성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발 건강 관련 풋프린팅 조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재 국내 족부의학 및 발 건강 관련 산업의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국민들의 발 건강 계몽활동이 보다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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