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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독 나토가입 허용 시사/군사기구 성격 변경조건/고르바초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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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바」기구에 2중회원 가입 제의
【모스크바 APㆍ로이터=연합】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12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기존 성격과 전략이 바뀐다면 통일독일이 나토에 가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이날 오전 1시간에 걸친 연방최고회의 연설을 통해 통일독일의 나토가입에 대한 종전의 강경 반대입장에서 크게 후퇴,새로운 유럽안보협정으로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가 해체될 때까지 통일독일이 이들 두 군사블록의 준회원국으로 남아 있도록 하자고 제의했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이달초 열렸던 부시 미대통령과의 미소 정상회담에 언급,이번 회담이 『세계의 비폭력ㆍ비핵화를 위한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하면서 자신의 방미중 양국 무역협정이 체결된 것은 미국이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를 신뢰하고 있음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그는 『냉전으로 인해 형성된 나토의 군사적 성격이 바뀌기를 원한다』면서 『이같은 테두리안에서 통일독일의 안보적 지위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이 찾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토가 현재의 군사적 동맹체에서 정치적 동맹체로 새롭게 변신한다면 통일독일이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에 「준회원」자격으로 이중 가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이는 기존의 동서독이 과도기중에 현재 소속돼 있는 동맹체안에서 각자의 의무를 계속 준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의 자체 변형작업이 진행되는 과도기에는 소련군이 현재의 동독영토에 계속 주둔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소련이 지금까지 제시해온 통일독일의 나토 및 바르샤바조약기구 동시 가입방안에서 한걸음 나아가 이들 양대 군사블록이 변화하는 과도기동안만 통일독일이 기존의 동독에 주어졌던 바르샤바조약기구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면 된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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