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아쉬움 속 "법원결정 수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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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송두율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데 대해 법원과 수사기관의 결론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관계자들의 언급 속엔 노무현 대통령의 '포용론'이 결과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한 아쉬움이 배어나오기도 했다. 盧대통령은 지난 1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엄격한 법 집행을 마다하자는 것은 아니나 이제는 민족 간의 화합과 포용을 말하는 시대가 왔다. 처벌 하더라도 이런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었다.

민변 출신으로 청와대의 공식적 대(對)검찰 창구인 이용철(李鎔喆)민정2비서관은 22일 밤 "수사기관이 고민 끝에 한 결정을 법원이 받아들였는데 여기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반응을 자제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그만큼 참여정부 검찰이 독립했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검찰 내에서는 "송두율씨에 대한 강공이 청와대와 어색한 분위기를 만들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돌았다.

盧대통령이 포용론을 얘기한 지 일주일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걸 두고 한 얘기다. 결과적으로 검찰이 대통령의 말을 묵살한 듯한 모양새가 된 것이다.

그 바로 다음날인 15일에는 대검 중수부가 盧대통령의 측근인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구속(뇌물수수 혐의)했다.

"다른 사건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원칙대로 처리했을 뿐" "대통령의 말씀도 충분히 고려했다" 등이 검찰의 해명이다. 그러나 잇따라 이런 일이 터지는 데 대한 부담도 없지 않은 것 같다.

서울지검의 한 검사는 "내년 3월 검찰 인사 때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강민석.전진배 기자]allons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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