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교 1개월내 한소문화협정 체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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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이번 샌프란시스코 한소정상화담으로 양국간 국교수립이 확실해졌습니다. 수교일로부터 1개월내에 한소문화협정이 체결될 것입니다.』
한국의 문화계를 둘러보고 한소문화교류를 협의하기 위해 내한한 이반 이바노비치 바듈 소련문화부대외관계국장은 한소수교로 문화교류의 봇물이 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요지.
―노·고르바초프 정상회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인들의 기대가 컸던것만큼 소련사람들도 이번 회담에 기대가 컸다. 경제·외교적 관계개선뿐 아니라 문화교류에 있어서도 일대 진전이 예상된다. 양국 국민 모두에게 아주 고무적이고 기쁜 일이다.』
―한국·소련의 문화교류에서 한국이 거의 일방적으로 초청만 해왔다. 이러한 문화교류의 역조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노력해야 할것으로 보는데.
『동감이다. 그러나 이런식으로라도 교류해온 것이 이번 정상회담의 밑거름이 됐다고 본다. 소련정부는 이의 시정을 위해 현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화예술단의 상호교류는 이미 시작됐고 시간이 흐르면서 문화교류의 역조현상은 점차 시정될 것으로 본다. 이를 위해서는 문화협정체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화부를 방문, 김치곤 문화정책국장과 이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했다.』
―문화협정체결 시기는 언제쯤으로 보는가.
『국교수립 날짜를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만약 9월에 수교되면 10월안으로 가능할 것이다.』
―페레스트로이카(개혁) 영향으로 솔제니친등의 작가가 해금되는등 소련문화예술계에도 많은 변화가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최근 소련문화예술계의 동향은.
『표현의 자유가 눈에 띄게 신장됐다.
이제 누가 누구에게 지시하고 검열하는 시대는 지났다.
또한 1백20여개에 달하는 소수민족들도 자신들의 전통문화를 발전시킬 기회를 부여받게 됐다. 과거같으면 상상도 못했던 변화가 문화예술계에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이 과정은 진행중이며 따라서 예술관계법 개정등 해야할 일도 많다.』
―북한이 타스통신 기자를 추방한 것이 한소정상회담 성사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있다. 그만큼 북한·소련간의 최근 관계는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북한과의 예술교류는 어느정도인가.
『양국간에는 문화교류협정이 체결돼 있어 매년 2∼3개 공연단이 상호방문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북한보다 한국과의 교류가 많아졌다. 소련으로서는 남북한 모두와 문화예술교류를 더욱 확대해나가고 싶다. 따라서 빠른 시일내에 남북한이 통일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유재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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