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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Story] 여대생이 마시면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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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 여대생은 '움직이는 광고판'=업체 입장에선 남학생보다 여학생에게 선택받는 게 더 중요하다. 제품을 손에 들고다니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남양유업이 지난달 수도권 소재 대학생 2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학생이 구입한 음료를 다 마셔서 용기를 버리기까지 평균 3~4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음료를 구매한 자리에서 한 번에 마셔버리는 남학생들과는 대조적이다. 여성의 경우 핸드백이나 가방을 항상 들고다니기 때문에 그만큼 남은 음료 제품을 보관하기가 쉽다. 업계에선 이처럼 한 소비자가 4시간 동안 제품을 들고다니면 무려 8개의 제품을 판 것과 같은 광고 효과가 있다고 분석한다.

◆ 여대는 입소문의 진원지=업계에서 여대생들을 소홀히 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입소문'때문이다. '좋고 싫음'에 대한 판단이 명확한 데다 이를 전파하는 일에도 적극적이다. 또 미니홈피.블로그 등 1인 미디어를 사용하는 여대생이 많기 때문에 그 확산 속도도 어느 계층보다 빠르다. 따라서 업체에서 이를 이용한 마케팅이 한창이다. 신제품이 나왔을 때 여대생을 대상으로 한 무료 시음행사를 여는 건 기본이다.

올해 초 롯데칠성은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를 내놓을 당시 영화배우 이준기 브로마이드 50만 장을 판촉물로 만들어 여대 주변에서 배포했다. 롯데칠성은 이달에 내놓을 차 제품인 '오늘의 차'를 홍보하기 위해 버스 외벽 전체에 광고물을 부착한 '컨셉트카'를 여대 주변에 집중 배치할 예정이다. 남양유업 등 다른 업체들은 올 가을 축제 기간에 제품 지원 등의 방식으로 각종 행사에 참여할 계획이다.

◆ 용기 디자인도 예쁘게=업체들은 여대생들이 편하게 들고다닐 수 있게 용기 디자인에도 신경을 쓴다. 해태음료는 지난해 '썬키스트 레몬에이드'를 출시하면서 알루미늄캔 용기 대신 350㎖ 소용량 페트병을 주력 용기로 택했다. 여대생들이 가방에 넣고 다니기 쉽게 하기 위해서다. 올해 동원F&B는 차 제품 '차애인'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페트병 모양이지만 알루미늄으로 만든 신개념의 용기 '뉴 보틀(New Bottle)캔'을 사용했다. 이 제품 브랜드매니저인 김민수 과장은 "뉴보틀은 일반 페트병보다 50% 정도 비싸지만 젊은 여성의 구미에 맞게 하기 위해 도입했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의 경우 올해 초 '어린잎녹차'를 출시할 때 각종 의상과 가방을 착용한 모델들에게 여러 제품 용기를 들어 보게 하는 '이미지 테스트'를 거쳐 최종 용기 디자인을 선택했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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