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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수교 이미 시작”/양국정상 적절한 때 상호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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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고르바초프한국과 경협증진 희망/노­고르바초프회담/“북한고립화 불원 의사 전달 중국과의 관계도 발전 기대”/노대통령 기자회견
【샌프란시스코=특별취재단】 노태우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5일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이 멀지않은 장래에 완전한 수교관계를 이루도록 노력해 나가기로 합의하고 외교ㆍ정치ㆍ경제ㆍ과학기술ㆍ문화 모든 분야에 결쳐 양국은 교류협력을 한 단계 더 높여나가기로 했다.
노대통령과 고르바초프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20분(현지시간 4일 오후 5시20분)부터 1시간동안 미샌프란시스코시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회담에서 『이같은 합의사항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양국 정부대표단을 각각 구성해 곧 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이수정청와대대변인이 발표했다.
이대변인은 두 정상이 한소 양국관계가 오랜 단절과 불행했던 과거를 씻고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여는 것은 양국의 발전뿐 아니라 한반도와 동북아의 항구적인 평화를 구축하고 남북한관계를 개선하는데도 기여할 것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발표하고 고르바초프대통령은 『한소 양국정상간의 만남 그 자제가 한소관계의 정상화노력이 이미 시작됐으며 양국관계가 매우 중요한 전환점에 들어섰음을 온 세계에 알려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또 한반도문제는 근본적으로 남북한이 대화를 통해 해결되어야 하며 남북간 교류와 협력이 진전되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으며 국토분단으로 분쟁의 위험성을 안고 있는 이 지역에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이 경주되어야 한다는데 합의했다.
이대변인은 두 정상이 『개방과 화해의 조류가 동북아 특히 한반도에 파급되어 이 지역 냉전체제의 대결이 불식되고 안정과 평화가 정착되도록 관계국가들이 협력해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하고 『양국간 지리적 근접성과 경제구조의 상호보완적 관계를 바탕으로 교역과 경제협력을 적극적으로 증진해 나가도록 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회담에서 두 정상은 양국 경제협력 증진을 위해 양국 정부와 경제계인사들로 구성된 대표단을 각각 구성,이를 실천하기 위한 문제들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노대통령은 고르바초프대통령에게 ▲북한의 김일성주석이 남북정상회담을 수락해 모든 문제를 대화로 풀어나가도록 소련이 종용해 줄것 ▲북한의 개방과 개혁을 위해 소련이 지원해줄 것 ▲남북한의 모든 문제가 무력에 의존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해결돼 평화정착이 이뤄지도록 노력해줄 것을 희망하며 『한국은 북한의 고립을 결코 원치않으며 더이상 우리와 적대ㆍ대결ㆍ경쟁하는 상대가 아니라 협력의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회담이 끝난직후인 이날 오전11시(현지시간 4일 오후7시) 숙소인 페어몬트호텔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고르바초프대통령은 우리가 만나는 것 자체가 수교가 시작된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말하고 『완전한 수교에 이르는데는 밟아야할 절차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입장에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노대통령은 고르바초프대통령과 『군사력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히고 『나는 우리나라가 북한에 군사적 우위를 갖지않을 것이며 공격적 군사형태를 보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말하고 『현재 남한에 비해 월등한 우위에 있는 북한의 군사력을 감축하는 문제와 북한의 개방화를 설득하는 문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노대통령은 또 『회담에서 한소양국은 완전한 수교간계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고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개선문제에 언급,『중국과는 이미 작년 2만명의 사람이 오가고 30억달러 이상의 교역이 이루어지고 있어 관계도 발전될 것』으로 기대했다.
노대통령은 양국정상의 상호방문과 관련,『고르바초프대통령과 이 문제를 논의한 결과 적절한 시기에 때가 되면 서로 방문키로 양해했다』고 말했다.
회담에는 우리측에서 최호중외무장관ㆍ김종인경제수석ㆍ이수정공보수석ㆍ노창희의전수석ㆍ김종휘외교안보보좌관,소련측에서 마슬리코프 경제담당정치국원ㆍ프리마코프 대통령위원회위원ㆍ도브리닌 대통령외교고문ㆍ체르니예프 대통령안보보좌관ㆍ말케비치 상공회의소장이 각각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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