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회사원 퇴출·사직 시작 연령 OECD 평균보다 10년 빨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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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우리나라 남성 샐러리맨들은 대개 35세부터 직장을 그만두고 자영업으로 전직하거나 실직에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23일 '우리나라 고령자 노동시장 현황'이라는 논문에서 "국내에서 임금 근로자 신분에서 빠져나가는 숫자가 진입하는 숫자보다 많아지기 시작하는 시기는 35세"라고 밝혔다.

張연구위원은 또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경우 우리보다 10년 늦은 45세부터 본격적인 임금 근로자 이탈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30대 초반에 샐러리맨이었던 근로자 중 30대 후반에도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은 85.9%로 조사됐다. 이 비율은 40대를 거치면서 60.2%로 떨어진 뒤 50대 후반에 접어들면 28.8%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사업체 규모가 클수록 나이 든 근로자들이 살아남을 가능성은 더욱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5백인 이상 대기업에서 일하는 50대 초반의 근로자가 5년 뒤에도 회사를 다닐 확률은 29.5%에 불과했다. 50대 초반 근로자 1백여명 중 70.5명은 5년 사이에 일자리를 잃는다는 것이다.

반면 3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체에서 50대 초반 근로자가 계속 일할 가능성은 88.9%로 대기업의 3배에 달했다.

나이 많은 근로자가 불이익을 받는 것은 기업의 채용과 고용조정 등 인사관리에서 나이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 노동연구원이 지난해 2천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절반 정도가 "신입사원을 뽑을 때 연령제한을 둔다"고 밝혔고 "나이 많은 사람을 기피한다"는 곳도 58.6%나 됐다.

또 명예퇴직자를 선정하는데도 근속연수(68.4%)와 함께 연령(55.5%)이 중요한 고려대상이 된다고 답했다. 정리해고에도 ▶인사고과나 징계경험(60%)▶연령(52%)▶근속연수(46%) 등이 반영돼 나이가 직장에서 쫓겨나는 중요한 요인임을 방증했다.

한편 최근 한 채용정보업체가 직장인 3천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직장인들의 체감정년은 36.5세로 나타났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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