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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인력난/“영농포기”사태 부른다/남은 일손마저 공사장으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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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모내기ㆍ작물재배 차질/품삯도 30∼50%까지 올라
농번기를 맞은 농촌에 심한 인력난이 몰아쳐 영농포기 사태가 일고있다.
일손을 못구해 모내기에 차질을 빚는 일은 이제 어느 농촌에서나 예삿일이 돼 버렸고 일손부족이 심각한 농촌에서는 가지치기를 못해 과일재배 등 영농을 포기하는가 하면 일손이 많이 드는 담배ㆍ고추 등 대신 품이 별로 안드는 감자ㆍ콩 등으로 재배작물을 바꾸는 농민들이 늘어가고 있다.
품삯마저 지난해보다 30∼50% 올라 남자의 경우 하루 2만∼3만원선,여자도 하루 1만5천∼2만5천원선까지 치솟았으나 그나마 구할수 없어 멀리 인근 도시까지 나가 일손 모셔오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이같이 일손구하기가 힘들어진 것은 최근들어 이농화현상이 급증한데다 농촌에 남은 인력마저 농사일을 기피,정부의 주택 2백만호 건립계획 등으로 도시지역에 불어닥친 건축공사장 등으로 빠져버리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으로 농사관계자들은 벌써부터 올가을 일부작물 등에 대한 파동을 우려하는가하면 농민들의 이농현상 가속화로 농촌황폐조짐마저 보이고있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하고있다.
◇영농포기=전국에서 북숭아 산지로 유명한 충남 연기군에서는 조모씨(56ㆍ연기군 서면 월하리)등 20여 농가가 일손을 못구해 복숭아 가지치기를 못해 복숭아밭 20㏊의 영농을 포기해 버렸다.
배 주산지인 경기도 안성도 5백60여 과수재배농가들이 일손을 못구해 꽃눈따기ㆍ과실솎아주기ㆍ봉지쒸우기ㆍ농약뿌리기를 제대로 못해 어려움을 겪고있고 경북 청도군 화양읍 화양ㆍ신봉리일대 복숭아밭 1천㏊도 일손부족으로 방치돼있다.
푸른농원 주인 정수해씨(52ㆍ안성군 서운면 중리 247)는 『마을부인들에게 통사정,간신히 농사일을 꾸려가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2∼3년안에 과수원 경영을 못하게 될 것같다』고 걱정했다.
◇작물기피=농민들은 품이 많이 드는 고추ㆍ들깨ㆍ참깨 등의 작물농사를 기피,일손이 적게 드는 감자ㆍ콩생산을 선호해 이들 작물들로 대체하고 있다.
경북 의성군 일부 농민들은 일손이 부족해 방치된 포도밭의 포도나무를 잘라내고 대신 감자ㆍ콩을 파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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