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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조문학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삭아지고 녹슬어서/이가 맞지 않는 삶/땜장이로 나서서 담금질로 때워볼까/아픔도 어둠속 어둠도 빗장 따듯 물어볼까』 『나이도 젊은 사람이 「어둠속 어둠도」는 너무 어둡지 않느냐』
『「삭아지고 녹슬어서」나 「땜장이로…… 때워볼까」는 말의 경제에 충실해야하는 시조에서 말의 낭비 아니냐. 』
회원 하순희씨의 작품을 놓고. 점점 열을 더해가고 있는 「경남시조문학회」합평회 모습이다.
1982년 마산 시조시인을 중심으로 결성된 경남시조문학회(회강 이우걸)는 회원들의 응집력과 실력으로 마산에서 가장 활동적인 문학단체다. 현재 회원수는 25명. 이중 20명이 이미 등단했고 박재두·김연동·이수정·이우걸·조종만·홍진기씨 등은 중앙시조단에도 널리 알려진 시인들이다. 회원의 연령층은 3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하나 대부분이 현직교원이어서 결속력은 강하다.
경남시조문하회의 주요활동으로는 합평회·시조문학기행·동인지 『경남시조』발간 등. 이중 월1회 개최하는 합평회는 이 문학회 활동의 근간을 이룬다. 신작시조를 낭송하고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는 이 자리에서는 상하의 구분이 없을 만큼 서로의 작품 평가에 있어 냉철하다. 이러한 냉철한 합평회를 바탕으로 경남시조문학회는 회원들을 속속 시조단에 데뷔시키며 노산에서 김상옥·이영도로 이어지는 마산 시조전통을 잇고 있다.
그러나 동인이라기보다는 시조동호인이라는 성격으로 인해 지향점이 없다는 것이 경남시조문학회의 한계로 지적된다. 여기에 야성이 강한 마산에서 젊은이들 사이에 노산도 반공문학·어용문학으로 배척 당하고 시조는 고루한 장르라는 인식이 팽배, 신인발굴이나 저변확대에 어려움을 겪고있다. 앞으로 백일장과 산업체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좌를 개설, 마산시조의 저변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회장 이우걸씨는 밝힌다.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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