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불결한 「팔도 맛잔치」|먹다 남긴 음식 되팔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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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박순희 (서울 강동구 둔촌2동 70의5 현대아파트 101동1102호)
얼마 전 작은아들 요청에 과천 서울대공원에 가게 됐다. 출발부터 교통의 혼잡함에 모두를 피곤하게 했다. 잠시 갔다 올 심산으로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했던 탓에 요기할 만한 곳을 찾았다.
어디서 주관해서 하는지 모르지만 온통 요란한 팔도미락 맛자랑 잔치가 벌어지고 있었다.
분위기가 그럴 듯하고 먹음직스러운 여러 가지 음식 차림표가 나붙은 곳에 들어가 약간은 더운 날씨라 김치국수와 떡볶이를 시켰다.
주문 받고 선불 받아간지 1분이 채 지나지도 않았는데 음식이 나왔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뚤뚤 말아서 펴지지도 않은 면에 오이와 열무가 물러져 버린 데에 국물만 부어 내놓은 것이었다. 음식값이 비싼 것은 고사하고 최소한 사람이 보기에 먹음직스럽게 해주는 것이 기본적인 장사꾼의 도리가 아닌가.
젓가락으로 여러 번 뒤집다 도저히 먹을 수 없어 젓가락을 놓은 후 주방을 둘러보니 손님이 먹다 남긴 음식을 불판에 부어 다시 볶은 후 접시에 담아 다른 손님에게 내놓는 것이었다.
소비자를 이처럼 우롱하는 비위생적인 속임수 음식판매에 대한 당국과 행사주최측의 엄정한 감시와 단속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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